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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면세점도 포기…인천공항 입찰전, 정부 '역차별' 논란 커져
입력: 2020.03.06 11:50 / 수정: 2020.03.06 11:50
SM면세점이 높은 임대료를 이기지 못하고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을 포기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임대료 지원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SM면세점이 높은 임대료를 이기지 못하고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을 포기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임대료 지원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높은 임대료와 코로나19 여파에 입찰 포기…주요 면세점 임대료 인하 재요청

[더팩트|한예주 기자] SM면세점이 끝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사업권 입찰을 포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한 우려 외에도 높은 임대료에 대한 부담이 입찰 포기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M면세점의 이번 결정으로 정부의 임대료 지원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SM면세점은 "이번 입찰을 재검토한 결과 높은 임대료와 코로나19 지원 배제, 경영악화에 따른 후유증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돼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 입찰을 포기한다"고 설명했다.

SM면세점은 현재 제1·2여객터미널 출국장과 T1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진행된 제4기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서 중소중견 사업장 입찰제안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입찰 포기를 결정했다.

SM면세점의 계획을 뒤집게 만든 것은 임대료였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인천공항 등 100여 개 공공기관의 임대료를 이달부터 6개월간 20~35% 깎아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원 대상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한정하면서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업체 7곳 가운데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는 곳은 중소기업인 시티플러스·그랜드면세점 단 두 곳이 됐다. 롯데·신라·신세계는 대기업으로, SM·엔타스는 중견기업으로 분류돼 제외됐다. SM면세점은 결국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신규 입찰부터 포기한 것이다.

SM면세점은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SM면세점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이 위치한 T1 동편구역(12~24게이트) 출국객수는 지난해 2월 35만9369명에서 올해 2월 19만8735명으로 44.7% 줄었다.

지난달 SM면세점 T1 인천공항점 매출은 27억2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억8000만 원)대비 52.9% 급감했다. 입국장 면세점 역시 지난달 매출이 20억7000만 원으로 54.9% 줄었다.

SM면세점 측은 "코로나19로 입·출국객이 전무한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와 정부의 제한된 지원정책 속에 지난해 첫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당사는 이번 입찰이 최종적으로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면세점들은 인천공항 측에 거듭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은 SM면세점 입국장 면세점 모습. /SM면세점 제공
면세점들은 인천공항 측에 거듭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은 SM면세점 입국장 면세점 모습. /SM면세점 제공

이처럼 면세점들이 체감하는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주요 면세점들은 그동안 임대료가 높은 인천공항점에서 10~15% 적자를 보고, 시내면세점에서 15~20% 흑자를 내 평균 5% 내외로 영업이익을 맞췄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시내면세점의 매출을 견인하는 중국인 보따리상이 사라지면서 업체별 목표치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의 임대료 지원 대책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임대 수익으로 1조761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대기업 3곳이 낸 임대료다. SM·엔타스가 내는 임대료를 제외하면 감면을 받는 두 중소기업의 임대료 비율은 2%에 못 미친다.

사실 임대료 일괄 인하를 실시할 수 없을 만큼 인천공항의 사정이 어렵진 않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순이익 8905억 원을 남겼고 이 가운데 3997억 원을 기재부가 배당금으로 챙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업체들은 임금을 삭감하고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데 공항공사는 뒷짐만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SM면세점을 비롯한 면세업체들은 인천공항공사에 거듭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모든 기업들이 매출이 반 토막 난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한정해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정부 및 인천공항공사에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과 입국장면세점에 대한 임대료 조정을 재요청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가 마지막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2009년 3월부터 1년간 면세점 등 모든 상업시설 임대료를 10% 내렸었다. 해외 공항들은 선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지난달 1일부터 6개월간 신라면세점 등 입점 면세점들의 임대료를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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