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초점] '빅4'도 외면한 인천공항免 입찰…정부 생색내기에 '소문난 잔치'
입력: 2020.03.01 00:00 / 수정: 2020.03.01 00:00
면세점 빅4가 높은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가운데, 정부의 지원도 받지 못하게 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더팩트DB
면세점 '빅4'가 높은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가운데, 정부의 지원도 받지 못하게 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더팩트DB

임대료 부담에 입찰 신청도 못했는데…정부 "중소기업만 지원한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면세점 '빅4'인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도 '승자의 저주' 공포를 이기지 못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들이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 '소극적인 베팅'을 하자 입찰이 유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면세점들은 정부의 지원을 기다렸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인천공항이 중소·중견면세점만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뒤로는 수익을 챙기면서 앞으로는 '생색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높은 임대료 부담 컸나DF2 참여 없는 '대이변' 발생

1일 면세업계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 사업권 입찰 등록을 마친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7일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를 제출했다. 대기업은 DF2(화장품·향수), DF3(주류·담배·포장식품), DF4(주류·담배), DF6(패션·잡화), DF7(패션·잡화) 등 5개 사업권이 입찰 대상 구역이다.

하지만 '빅4'가 모두 참여한 사업권은 DF7 단 한 곳뿐이었다. DF3와 DF4에는 롯데와 신라가, DF6에는 현대백화점만이 입찰에 뛰어들었다.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DF2 구역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이변이 발생했다. DF2 구역은 연 매출이 3500억 원에 달해 인천공항 면세점 내에서 평당 매출이 가장 높은 '노른자' 구역이다. 다만, 그만큼 임대료도 높다. 공사가 제시한 DF2 구역의 1차년도 최소보장금은 1161억 원 수준이다.

면세점들은 인천공항 면세점을 손에 넣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나, 값비싼 임대료로 인해 오히려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감이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지난 2018년 롯데면세점은 높은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인천공항에서 운영하던 3개 구역 사업권을 반납한 바 있다. 입찰 경쟁을 위해 높은 임대료를 적어냈지만, 대내외적인 상황이 악화되면서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면세업계의 매출액이 절반 이상 급감하자 임대료는 더욱 부담으로 작용했다.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된 지난달 3주차부터 14.3% 감소로 돌아서, 4주차에는 23.4%로 낙폭이 커지더니, 2월 들어서는 42%까지 매출이 추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면세점들이 예전만큼 여러 곳에 신청을 하지 못한 것 같다"며 "그 어떤 때보다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인데, 특정한 곳에만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 합동브리핑을 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면세점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인데, 특정한 곳에만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 합동브리핑'을 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 다 어려운데 중소기업만 지원?'생색내기' 지적 나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면세점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그간 면세업체들은 통상 인천공항 면세사업 매출의 30~40%를 임대료로 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평소보다 반 토막 난 상황에서는 매출의 75%가량을 임대료로 내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수차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만 임대료 산정방식을 최소보장금에서 매출 기준 영업요율로 바꿔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천공항은 이를 외면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중소·중견면세점에만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대기업 면세점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공항공사는 중소·중견면세점 사업자에 면세점·상업시설 임대료를 20~35%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2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 내 입점 업체에 대한 임대료 인하 방침을 밝힌데 따른 후속조치다.

대기업은 임대료 인하 대상에서 모두 제외됐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수천억 원대의 임대료를 고스란히 내야하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인데 특정한 곳만 혜택을 주는 것이 맞나 싶다"며 "대기업들도 매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인천공항 건물을 대기업 면세점들이 지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천공항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기업의 입장은 너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수익을 챙기기에 급급한 와중 '상생'이라는 명목으로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인천공항 매출의 70% 이상을 여객터미널 운영 즉, 면세점이나 식음료코너 등이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여객터미널 운영사업의 매출은 2조1654억 원으로 전체의 76.75%다.

이 중 중소·중견기업이 내는 임대료 비중은 전체에 10%도 안 돼 사실상 이들의 임대료를 인하해줘도 인천공항의 수익에 영향이 없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임대료도 얼마 안 되는 중소·중견기업만 지원해준 뒤에 '상생'이라고 생색을 내는 꼴"이라며 "기업들은 망하는 분위기다. 우리는 각자 도생으로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hyj@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