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제주가 가속화하고 있다. 제주에서 서울로의 인구유출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윤정원 기자 |
지난해 제주에서 서울로 총 10명 순이동
[더팩트|윤정원 기자] 제주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제주에서 서울로 이동한 인구가 서울에서 제주로 이동한 인구보다 많았다.
17일 직방이 통계청의 인구이동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에는 제주에서 서울로 총 10명이 순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623명 이후 처음으로 제주에서 서울로의 전입인구가 더 많았다.
앞서 2010년부터는 '제주살이 붐'과 더불어 국제학교 입학을 위한 강남권 거주자의 제주 이전이 하나의 트렌드로 형성되며 서울에서 제주로 인구가 순유출되는 모습이 지속됐다. 중국자본의 대거유입으로 제주 내 건설경기가 활성화하고 유관산업이 파생되며, 지난 2015년에는 최고 4083명의 제주로의 순유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드(THAAD)사태 이후 급격히 상승한 주택가격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중첩되며 제주로의 순유입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2015년에는 강남3구에서 총 1059명이 제주로 순유출됐지만 2019년에는 18명 순유출에 그쳤다. 학령기인 10대 인구의 제주에서 서울로의 순유출은 2015년 대비 330% 증가했다.
서울에서 제주로 순이동한 인구 추이 /직방 |
서울로의 순유출인구 증가는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2015년 연간 최고 13.78%까지 상승했던 제주 아파트 가격은 2019년 3.66% 하락하며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실제 제주 내 가격이 가장 비싼 '노형동 아이파크2차'의 경우 전용면적 115㎡가 2017년 7월 11억1700만 원에 거래됐으나 2019년 8월에는 8억3000만 원으로 값이 떨어졌다. 전용면적 84㎡도 2017년 2월 8억원에서 2019년 4월 6억9000만 원으로 1억1000만 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2012년 이후 제주 외 거주자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비중은 20%를 상회하기도 했지만 2019년에는 15.7%로 줄었다. 특히 서울의 매입비중이 5.2%에 그치며 외지인 매입비중 감소에 영향을 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구유출과 함께 제주 아파트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제주 관광산업의 부진과 인구유입 감소로 주택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투자목적 중심의 외지인 거래축소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강세로 수도권에서 유입된 자금과 수요가 다시 유출되는 모습"이라면서 "제주 내 아파트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일자리 감소로 생산연령층이 자리 잡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추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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