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3' 백화점인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모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1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한예주 기자 |
'빅3' 모두 아쉬운 성적표…1분기 어닝쇼크 우려 커져
[더팩트|한예주 기자] 국내 '빅3' 백화점인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온·오프라인 시장 간 경쟁 심화와 국내 소비 경기 부진 등 악재가 계속되며 부진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더해지자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백화점들의 어닝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연간 매출액은 3조1304억 원, 영업이익은 5194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018년보다 3.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2.3% 늘었다.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모두가 감소한 롯데쇼핑 실적 속에서 백화점의 선방이 두드러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국내 백화점은 해외패션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이 상승했지만, 겨울 아우터 등 의류 판매 부진으로 전체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며 "해외 백화점이 중국 텐진 문화중심, 웨이하이점 등의 영업 중단으로 영업적자가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연간 순매출액은 2018년 대비 1.1% 늘어난 1조9251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7% 감소한 3661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 측은 2018년 완료된 김포·천호·킨텍스 등 점포의 증축과 리뉴얼로 인한 감가상각비(123억 원 증가)와 인건비(214억 원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4% 줄어든 1조5576억 원, 영업이익은 8.3% 감소한 222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4분기 대형점포(강남, 센텀시티, 본점) 및 명품 위주로 고성장을 지속했으나 인천점 철수가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여파 따른 임시휴업 등으로 1, 2월 매출이 크게 떨어진 백화점업계는 부실 점포 정리, 온라인 사업 강화 등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새롬 기자 |
백화점의 영업이익률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 3사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7.9%였지만 지난해 3분기 4.8%까지 떨어졌다. 백화점 3사 매출은 같은 기간 연간 17조~19조 원을 유지하고 있는데 영업이익률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업 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이 위축되고 있지만 백화점들은 명품 매출 신장을 통해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명품 이외에 내세울 만한 상품이 없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1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임시휴업 등의 여파로 백화점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백화점들은 설 명절 이후 늘어나는 소비 수요와 맞물려 신학기 시즌 행사를 진행해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면서 소비자 관심이 매몰된 상황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2주간 매출이 작년 설 연휴 대비 1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매출도 각각 12.4%, 11.1% 줄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주문배달, 택배 등 비대면 주문을 고집하는 '언택트 족'(untact+族)까지 늘면서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봄철 프로모션을 진행해 매출 하락을 방어할 예정이지만,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매출 타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