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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남은 재고 어쩌죠" 쌓인 초콜릿에 울상짓는 유통업계
입력: 2020.02.17 11:37 / 수정: 2020.02.17 11:37
코로나19 여파로 밸런타인데이 특수가 사라지면서 편의점 점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소재 편의점 앞 매대에 여전히 관련 상품이 가득하다. /이민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밸런타인데이 특수가 사라지면서 편의점 점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소재 편의점 앞 매대에 여전히 관련 상품이 가득하다. /이민주 기자

일부 상품만 반품 가능…점주들 "화이트데이가 더 걱정"  

[더팩트|이민주 기자] 유통업계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밸런타인데 특수가 사라져버리면서 남은 상품 재고 처리 조차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발주량을 줄였다지만 벌써부터 화이트데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 당일부터 익일 새벽까지 판매량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밸런타인데이와 이후 판매는 일평균으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더팩트> 취재진은 밸런타인데이와 주말이 지난 16~17일 사이 서울 소재 편의점과 대형마트 십여 곳을 찾았다. 밸런타인데이가 금요일이었던 점을 고려해 주말이 지난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편의점을 방문했다.

밸런타인데이 행사를 마친 편의점 점주들의 표정은 침울했다. 화려한 매대에는 여전히 초콜릿, 인형, 선물세트 등 상품이 가득했지만 고객들은 눈길을 주지 않았다. 전일부터 내리는 눈에 우산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발길만 이어졌다.

마포구에 있는 한 GS25 점주는 "일요일에 눈이 많이 내려서 우산이 많이 팔렸다. 그 덕에 전체 매출은 선방했지만 초콜릿은 거의 못 팔았다"며 "펭수 관련 상품이 있는지 문의하는 사람은 좀 있었다. 다른 물건을 사러 왔다가 낱개 초콜릿을 몇 개 집어 드는 손님은 있었지만 선물세트 상품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인근 CU 매장 점주도 "(밸런타인데이 상품이) 안 나갔다. 손님 자체가 적었다. 전년보다 발주를 줄여서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체감상 판매량이 최소 30%는 줄은 것 같다"며 "낱개로도 팔리는 상품은 (선물세트를) 해체해서 팔려고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상품에 한해 반품이 가능하지만 인형 등은 반품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반품 시기도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내달 14일인 화이트데이까지 판매한 후 반품이 가능한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대학가 앞에서 CU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당장 반품이 되는 것도 아니며 전부 반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낱개 초콜릿 같은 상품은 반품이 되지만 선물세트나 인형 같은 것은 반품이 안 된다. 화이트데이까지 다 팔고 나서 반품을 신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 점주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할 경우 화이트데이 특수까지 사라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각각 지난 11일, 16일 서울 마포구 소재 GS25 앞 밸런타인데이 매대 모습. /이민주 기자
편의점 점주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할 경우 '화이트데이 특수'까지 사라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각각 지난 11일, 16일 서울 마포구 소재 GS25 앞 밸런타인데이 매대 모습. /이민주 기자

다가오는 화이트데이 역시 부담이다. 업계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보다 화이트데이 관련 상품 매출이 더 크다. 코로나19가 내달까지 이어질 경우 화이트데이 특수마저 앗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점주는 이어 "원래 화이트데이에 선물 상품이 더 잘 팔린다. 이유는 여자분들은 초콜릿을 만들어 선물하는 등 직접 준비하는 경우가 많지만 남자분들은 보통 완제품을 사서 선물하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확진자가 또 나오지 않았냐. 당분간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질 것 같은데 내달에도 이러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마포구 소재 GS25 점주도 "당일을 기준으로 보름 전 정도에 화이트데이 상품을 발주한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발주량을 줄여야 할 것 같다"며 "그때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럴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각에서는 '화이트데이 특수' 기간이 매출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우려가 해소되면서 위축된 소비심리가 살아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부 점포의 경우 점포의 위치 등 상권 특수성에 따라 코로나19 여파가 덜한 경우도 있는 만큼 업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8~14일까지 일주일간 CU 밸런타인데이 상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신장했다. 매년 밸런타인 특수 기간 때마다 통상 전년 대비 2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치지만, 주택가 및 오피스 밀집 지역 상권의 경우 올해도 매출이 늘어났다.

CU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병원, 대학, 리조트에 위치한 점포의 매출이 미미했다"며 "다만 주택가, 오피스가의 매출이 전년 대비 10~20% 오른 덕에 전체 매출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아직 화이트데이가 있고 이때 판매하는 상품과 밸런타인데이 상품이 비슷하기 때문에 밸런타인데이에 많이 안 팔렸다 하더라도 다시 팔 기회가 있다"며 "모든 행사가 끝나면 리콜이라고 해서 반품을 받는데 상품에 따라 반품이 불가능한 상품이 있고 이 점은 모든 점주들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량이 줄었다는 점주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점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밸런타인데이 매출이 정확히 집계된 것은 아니지만 전체로 보면 전년 대비 매출이 소폭이나마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점포마다 판매량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입지에 따라 잘되는 매장의 관련 상품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 오피스 건물이 밀집한 곳에서 특히 잘 팔린다"고 덧붙였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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