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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사람이 다녀야 팔리죠" 편의점·마트 밸런타인 특수 '실종'
입력: 2020.02.13 11:31 / 수정: 2020.02.13 11:35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표적인 유통업계 밸런타인데이 특수가 사라졌다.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밸런타인데이 행사장이 세워졌지만 손님이 없이 한산하다. /마포=이민주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표적인 유통업계 밸런타인데이 특수가 사라졌다.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밸런타인데이 행사장이 세워졌지만 손님이 없이 한산하다. /마포=이민주 기자

대형마트 "초콜릿 시식조차 기피한다"

[더팩트|이민주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밸런타인데이 특수까지 앗아간 분위기다. 편의점은 우울한 분위기에서 밸런타인데이 상품 진열을 시작했고, 대형마트는 초콜렛을 시식하기조차 꺼리는 고객들의 냉담한 반응에 울상이다.

<더팩트> 취재진은 11~13일 사이 서울 소재 편의점과 대형마트 십여 곳을 찾았다.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매년 2월 14일인 밸런타인데이를 일주일 가량 앞두고 관련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이 시기 편의점은 매장 앞에 별도로 밸런타인데이 매대를 세우고 각종 상품을 진열하고, 대형마트의 경우 입구 등 목이 좋은 곳에 밸런타인데이 행사장을 설치하고 판촉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올해 밸런타인데이 행사를 준비하는 업계의 표정은 담담하다 못해 침울하다. 업체들은 예년 수준의 화려한 매대를 앞세워 손님 맞이에 한창이지만, 끊어진 고객들의 발길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은 분위기다.

◆ 편의점, 주말부터 손님 '뚝'…"화이트데이 발주 줄였다"

편의점 점주들은 "밸런타인데이가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이미 '밸런타인 특수' 기간 전부터 코로나19로 매출이 크게 줄었고, 3월 '화이트데이' 등 각종 이벤트 역시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대학가 앞 CU 점주는 "코로나19로 지난 주말 매출이 많이 줄었다. 밸런타인데이 상품 판매도 이에 따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밸런타인데이 상품 발주를 두 달 전에 해놓아서 예년에 비해 물량을 줄이지 못했다. 대신 어제 발주한 화이트데이 물량은 많이들 줄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편의점주들은 코로나19로 매출이 떨어졌다며 이 영향으로 밸런타인데이 매출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 앞에 밸런타인데이 매대가 세워졌지만 손님이 없다. /마포=이민주 기자
편의점주들은 코로나19로 매출이 떨어졌다며 이 영향으로 밸런타인데이 매출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 앞에 밸런타인데이 매대가 세워졌지만 손님이 없다. /마포=이민주 기자

마포구에서 GS25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사람이 와야 팔릴게 아니냐. 손님이 정말 많이 빠졌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터질 줄 발주를 예년과 같게 했다. 오늘 본격적으로 진열하고 판매를 시작하려 하지만 얼마나 나갈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당일 행사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지만 우울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업계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 당일부터 익일 새벽까지 판매량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 CU 점주는 "(손님이) 정말 많이 줄었다. 전체 매출이 떨어져서 밸런타인데이에도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그래도 내일 당일에 가장 많이 팔리니 지켜보려 한다. 당일에 구매해 선물을 주는 사람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 대형마트, 시식 권해보지만…"마스크만 찾는다"

대형마트의 분위기는 더 심각하다.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밸런타인데이 행사장이 설치됐으나 이곳만 마치 외딴섬인양 한산한 분위기다.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고객이 줄었다고 했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2+1(두 개 구매시 하나 증정), 자사 상품권, 영화예매권 증정행사 등 다양한 관련 이벤트를 기획했지만, 고객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식을 권해봐도 빠르게 스쳐가는 고객이 대부분이다.

서울 마포구 소재 대형마트 내 밸런타인데이 상품 행사 직원은 "(밸런타인데이 상품이) 정말 안 팔린다. 코로나 때문에 마트 방문객 자체가 줄었다"며 "고객에 열심히 상품 구매를 권해보지만 고개를 젓고는 지나간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직원들도 고객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로 시식조차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왼쪽은 밸런타인데이 매대가 세워진 대형마트, 오른쪽은 편의점 모습. /마포=이민주 기자
대형마트 직원들도 고객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로 시식조차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왼쪽은 밸런타인데이 매대가 세워진 대형마트, 오른쪽은 편의점 모습. /마포=이민주 기자

용산구 소재 대형마트 직원은 "요즘은 시식을 권해도 잘 안 드신다. 원래는 사지 않으려는 고객이라도 시식을 권하고 나면 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은 전부 마스크를 끼고 다니시니, 피해가는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빠르게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 나가는 고객이 늘어난 분위기. 마스크 물량이 남았는지 묻는 고객이 정말 많다"라고 전했다.

오프라인 구매 자체를 꺼리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역시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았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일명 '언택트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접촉하지 않고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 생필품 구매량은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대 1095%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용산구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요즘 (코로나19로) 돌아다니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온라인으로 선물이랑 초콜릿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13일 대학교 앞에서 만난 학생도 "(남자친구와) 당일에는 데이트를 하지 않기로 했다. 주말에 만나 사놓은 초콜릿을 주려 한다"며 "작년에는 초콜릿을 만들어줬는데 올해는 그냥 (완제품을) 인터넷(쇼핑)으로 주문했다"고 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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