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ESS 화재 원인 조사 결과 발표가 배터리 결함으로 밝혀지며 LG화학 등 제조사와 운영사, 보험사 등 간에 법적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더팩트 DB |
제조사와 ESS 운영사, 보험사 등 법적 공방 가능성도 제기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정부의 에너지지정장치(ESS)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배터리 업계의 반발의 목소리가 크다. 1차 조사에서 인재로 결론났던 화재 원인이 2차에서 배터리로 바뀌면서 제조사와 보험사, 제조사와 소유업체 간에 소송전도 관측되고 있다.
1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의 ESS 화재 원인 합동조사단은 지난 6일 2차 조사에서 배터리 화재 5건 중 4건의 원인을 배터리 결함이라고 발표하며 LG화학, 삼성SDI 등 배터리 제조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LG화학은 정부 발표 이후 지난 4개월 간 자체 실험한 결과를 통해 자사 배터리가 ESS 화재와 연관이 없다고 적극 반발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4개월간 실제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혹한 환경에서 실시한 자체 실증실험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았고,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 리튬 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 또는 실험을 통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LG화학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인재로 지목됐던 1차 조사 결과 발표 후 ESS 화재 방지에 대한 자체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 왔다. LG화학은 지난해 2017년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된 ESS 배터리 전량을 교체하고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추가 비용을 감당하면서도 ESS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겠다는 차원의 결정으로 평가됐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ESS 화재 손실 충당금 3000억 원을 설정했고 지난해 4분기에 275억원 적자를 내게 됐다. 이는 LG화학이 지난해 창사 이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을 했으나 영업이익은 12년 만에 1조 원 밑으로 떨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6% 오른 28조6250억 원, 영업이익은 60.1% 급감한 8956억 원을 기록했다.
김재철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조사단장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난해 8월 이후 발생한 5건의 ESS 화재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그러나 LG화학은 또다시 ESS 화재와 관련된 추가 손실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 이미 ESS 화재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배터리 결함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다. 정부가 문제된 제품을 더이상 생산하지 말라는 행정 처분을 내리지 않았지만, 배터리 결함 이슈가 지속된다면 시장 신뢰도 악화에 따라 현재 생산중인 배터리 공정을 전면 수정해야하거나 신규 수주도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급기야 법적 소송전도 치러야 할 전망이다. 이미 ESS 운영사에 화재로 인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제조사인 LG화학 등을 상대로 작년 보험 가입자에 준 피해 보상금을 양사에 청구하는 등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예고된다. ESS 운영사와 제조사 간의 법적 공방도 감지되고 있다.
LG화학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모양새다. LG화학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확인이 어렵지만 사내 법무팀 등과 함께 내부적으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화재 논란이 불거진 후 국내 ESS 배터리 신규 매출은 전무한 상황이다"며 "여기에 정부의 배터리 결함 발표를 토대로 일부 보험사들이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화재 보험금에 대한 구상권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조사와 설비업체, ESS 운영사, 보험사 등이 화재 책임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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