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유통업계가 소비 위축과 업무마비 등을 피해를 입고 있다. 6일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하는 모습. /이덕인 기자 |
'제2의 GS홈쇼핑' 될까 벌벌 떠는 업체들…직원 감염 막으려 안간힘
[더팩트|이민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유통업계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대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의 경우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 본사를 폐쇄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말 그대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로 국내 유통업체 전반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손님이 줄고 온라인을 통한 소비도 마스크 등 관련 상품에만 집중되고 있다.
그간 신종 코로나 관련 업계에 미치는 여파는 소비 위축이라는 외부 요인에 한정됐지만, GS홈쇼핑 내부 직원 확진 판명 이슈가 불거지면서 내부 불안까지 더해지고 있다.
GS홈쇼핑은 전일(6일) 직원 중 한 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본사 사옥을 폐쇄했다. 폐쇄 기한은 8일 오전 6시까지로 정했으나 구청과 논의를 거쳐 정상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6~8일에 방송될 예정이었던 홈쇼핑 생방송은 모두 재방송으로 대체됐다. 평소 TV홈쇼핑 방송은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생방송을 진행한다.
이번 조치에 따른 매출 타격 규모는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은 생방송을 통해 주력·전략 상품을 선보인다. 또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생방송의 매출이 재방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이 기간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말 GS홈쇼핑에 따르면 주말 하루 매출은 평균 100억 원을 상회한다.
피해는 GS홈쇼핑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납품업체)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재방송을 송출한다고는 하지만 생방송 취소로 인한 매출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기존 생방송이 잡혀있던 협력업체 중 일부는 이번 주말 방송에서 아예 빠진 곳도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신종 코로나 직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GS홈쇼핑 입구에 설치된 열 감지 카메라. /이선화 기자 |
이에 유통업계는 '제2의 GS홈쇼핑'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실제 한 홈쇼핑 업체는 전 직원에 사무실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시했다. 사무공간과 주요 출입로 등 사옥 전역을 방역 소독하고 업체와의 미팅 등을 외부활동도 최소화하고 있다.
롯데월드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가족인 한 직원을 자가격리 시켰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국내 19번째 확진자의 가족이다. 지난 5일 검사를 시행해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주간 자가격리 조치했다. 이후 전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출퇴근 시 직원들의 체온을 체크하는 등 관리를 강화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사내 확진자 발생에 따른 회사 및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실제 GS홈쇼핑의 경우 본사 사옥을 폐쇄하는 강수를 뒀음에도 대처가 늦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롯데월드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감염된다면 소비자들이 방문 자체를 기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스크 등 관련 상품 소비만 늘어나고 식음료 등에 대한 소비는 오히려 위축됐다"며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중에 GS홈쇼핑은 직원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마치 '죄를 지은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매장 등에 다녀간 것만으로도 발길이 끊기는 상황이다. 이런 중에 직원 중에 확진자가 나온다면 회사 전체로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더해 기업 이미지도 타격을 입는다"며 "이에 손세정제를 비치하고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등으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