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의 배터리만 탑재됐던 테슬라 전기차에 앞으로 LG화학의 배터리도 탑재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최근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12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올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테슬라와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받아든 시점에서 최근 신규 사업인 배터리 사업 투자가 과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테슬라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31일 2019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 콜에서 LG화학과 중국 CATL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LG화학은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중국 지리자동차, 아우디, 쉐보레, 폭스바겐, GM 등에 이어 테슬라까지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대부분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특히 이번 계약은 그간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를 일본의 파나소닉에서 독점해 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부적인 공급 규모 등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LG화학이 파나소닉에서 독점했던 물량 중 일부를 공급한다면 글로벌 수요처를 늘리고 전세계 배터리 출하량 순위도 뒤바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기준 전세계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LG화학의 최근 배터리 사업 투자가 실적이 안정세에 접어들기 전 과도한 보폭 넓히기라는 지적도 있다.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 발생과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의 시황 악화 등으로 전년보다 60% 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지 부문도 지난해 손익분기점에 준하는 수준의 수익을 올렸으나 4분기에만 영업손실 2496억 원을 올리는 등 아직 갈길이 먼 상황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956억 원으로 전년보다 60.1% 감소했다고 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8조6250억 원으로 1.6%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75.2% 감소한 3761억 원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석유화학 불황과 ESS 화재에 따른 3000억 원 가량의 일회성 손실 비용이 발생한게 원인이다.
LG화학이 신규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 보폭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0.1% 가량 감소한 시점에서 투자에 대한 우려도 있다. /더팩트 DB |
그러나 LG화학은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오히려 지난해 부진한 석유화학부문의 실적을 전지 부문의 성장으로 메운다는 방침이다. 특히 3일 2019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전지 부문에 거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업체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 생산능력 증설이 거듭될수록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자동차 관련 전지 매출은 10조 원으로 예상되고, 영업이익율은 한자리수를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