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왼쪽)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4일 입장문을 통해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한진 제공 |
조원태·이명희·조현민 vs 조현아·KCGI·반도건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체제를 지지한다"라고 공언했다.
어머니와 막내 동생이 사실상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남매간 분쟁이 총수 일가와 외부 연합 두 세력 간 기 싸움 양상으로 재편됐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이날 한진그룹에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하며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은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공동 전선을 구축, '조원태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한진 제공, 더팩트 DB |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공동 전선을 구축, '조원태 체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2020년 1월 31일 자 <'조현아·KCGI·반도건설' 공동 전선 구축···한진家 분쟁 '안갯속'> 기사 내용 참조)
조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한진그룹의 경영상황이) 개선될 수 없고,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라고 밝혔다.
조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6.52%)을 포함한 한진 총수 일가(조현민 전무 6.47%, 이명희 고문 5.31%)의 지분은 모두 28.94%다. 그간 한진그룹의 '백기사'를 자처해 온 델타항공의 한진칼 보유 지분(10%)을 더하면 사실상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줄 우호 세력의 지분은 39.94%로 높아진다.
KCGI와 반도건설, 조 전 부사장 이들 3자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KCGI 17.29%, 반도건설 8.28%, 조 전 부사장 6.49% 등 모두 32.06%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한진 일가가 결속을 다진 만큼 오는 3월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회사 지분을 각각 4%, 1%씩 확보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카카오의 선택지가 경영권 분쟁의 승자를 가늠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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