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잇달아 임시 휴점 했다. 마스크를 사려고 줄을 서는 사람들의 모습 /이덕인 기자 |
중국 현지 매장 운영 중인 한국 기업들 휴점 잇달아
[더팩트|이진하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되면서 중국 현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들의 매장 휴점이 잇다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지난달 24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대부분 휴업에 들어갔다. 기업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지난 2일을 기점으로 정상 영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 던 것과 달리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정부가 강제 휴무를 비롯한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영업 재개 시기를 가늠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는 이랜드는 4000여 개의 매장 가운데 우한에 있는 270여 개의 매장 영업을 중단했다. 이랜드는 최종양 이랜드월드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수정 이랜드차이나 법인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긴급 상황 대응팀을 꾸려 중국 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랜드 측은 "우한 외 다른 중국 매장도 대부분 쇼핑몰과 백화점 내부에 위치해 여러 지방 정부 방침과 상황에 따라 영업을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전역에 1800개 매장을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 역시 우한 내 전 매장이 춘절 기간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정확한 매장 수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우한 외 지역은 중국 지방 정부 지침에 따라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재원은 유급휴가를 실시하고 회사는 주재원 가족 중 희망자에 한해 긴급 복귀를 지원한다. 중국법인 임직원은 이달 9일까지 휴무를 실시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내 직원의 중국 출장을 자제하고 화상회의, 이메일, 유선 통화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장 운영 재개는 중국 정부의 관리 지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매장을 운영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줄줄이 휴점에 돌입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국내 화장품 로드숍이 즐비한 명동의 거리. /이진하 기자 |
LG생활건강 역시 우한에 있는 매장이 휴점에 돌입했다. 중국 내 300여 개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정부 방침에 따라 백화점과 쇼핑몰에 입점된 매장의 추가 휴점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3000여 개의 판매처를 보유한 에이블씨엔씨는 단독 브랜드숍 29개 매장 중 80%를 휴점 했다. 신세계이터내셔널도 우한 내 보브 매장과 스튜디오 톰보이 매장을 모두 휴점 했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널 상하이 법인도 임시 휴무에 들어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업계의 주가 전망도 어둡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에 영향을 받는 화장품 업종의 주가가 향후 2~3개월간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올해 2~5월 사이 중국인 입국자 수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점 매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015년 메르스 때와 달리 중국인 현지 화장품 소비 시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관도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중국 내 영화관을 춘절 기간부터 임시 휴점 했다. 134개의 영화관을 운영하는 CGV는 2일까지 영업을 중단한 뒤 일부 지역에 따라 영업을 재개했다. 반면 12개 영화관을 운영하는 롯데시네마는 영업재개 일자를 무기한으로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매장 영업을 이어갈지 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이 늘어가며 매장 휴점이 장기화된 다면 매출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우한시가 속한 중국 후베이성에 성금 200만 위안(약 한화 3억5000만 원)을 전달했고, 이랜드는 중국의 적십자인 홍십자에 마스크 10만 개를 보내는 등 물질적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jh31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