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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별세] 장례 이틀째 롯데가 화해 가능성…정·재계 조문객 1000여 명(종합)
입력: 2020.01.21 00:00 / 수정: 2020.01.21 09:32
유족들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 이틀째인 20일 오전부터 외부 인사의 조문을 받았다. /롯데그룹 제공
유족들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 이틀째인 20일 오전부터 외부 인사의 조문을 받았다. /롯데그룹 제공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장례 이틀째…각계 애도 이어져

[더팩트ㅣ서울아산병원=이성락·이민주 기자] 마지막 남은 1세대 기업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창업주가 영면에 들자 한자리에서 볼 수 없었던 롯데가 인사들이 빈소로 모였고, 이 과정에서 갈등을 겪어왔던 가족들 간 화해 분위기가 연출됐다. 상주인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1년 3개월여 만에 재회해 교류 가능성을 열었다.

조문객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시작으로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고민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분"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잠시 비우고 있다. /남용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잠시 비우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조문객 함께 맞은 신동주·신동빈 '화해 가능성'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는 20일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다. 이날 오전 9시 조문 시작을 앞두고 유족들과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조문객들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직후인 전날(19일) 밤에는 가족들과 롯데그룹 주요 경영진을 중심으로 조문이 이뤄졌다.

이날 가장 먼저 모습을 보인 건 신동빈 회장이었다. 그는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가 가족들을 기다렸다. 이어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빈소에 도착했다. 이들 형제의 만남은 지난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재판 2심 선고 때 마주친 이후 1년 3개월여 만이다.

앞서 취재진은 형제가 함께 빈소를 지킬지 여부에 대해 관심을 쏟았다.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은 이후 일절 교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모두 조문을 받는 내내 함께 빈소를 지켰다. 롯데그룹에서 제공한 사진을 살펴보면,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함께 절을 하며 장례 절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8시 진행된 신격호 명예회장 장례식 초례에 가족들이 참석해 절하고 있다. 단상을 기준으로 앞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그룹 제공
지난 19일 오후 8시 진행된 신격호 명예회장 장례식 초례에 가족들이 참석해 절하고 있다. 단상을 기준으로 앞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그룹 제공

이날 롯데가 인사는 모두 30여 명이 모였다. 이 중에서 신격호 명예회장과 다퉜던 가족들도 빈소를 찾아 애도하며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롯데제과 부지와 관련해 소유권 다툼을 벌였던 막냇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여동생 신정숙 씨는 빈소를 찾아 자리를 지켰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반대에도 사업을 펼쳤던 둘째 남동생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빈소를 방문하지 못했지만, 그의 아들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대신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신동빈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 조은주 씨 등 가족들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자리를 지켰다. 신동빈 회장의 아들 신유열 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빈소에 도착했다. 신유열 씨는 노무라증권 해외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다만 이날 서미경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서미경 씨는 전날 오후 11시 10분쯤 빈소를 찾아 30분 정도 조문한 뒤 떠났다.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는 '서승희'라는 예명으로 연예계 활동을 한 1970년대 청춘스타다.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도 빈소에서 보이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씨가 아버지와 함께 조문객을 맞고 있다. /이민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씨가 아버지와 함께 조문객을 맞고 있다. /이민주 기자

◆ 이재용·이재현 등 각계 인사 조문 행렬

이날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1000여 명에 달하는 조문객이 방문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전 9시 조문이 시작된 직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이어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김광수 농협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최한명 풍산 부회장, 김윤 삼양 회장, 구자열 LS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박인구 동원 부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윤종규 KB 회장, 박용성 전 두산 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애도했다.

경제단체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존경하던 분"이라며 고인을 그리워 했다. 손경식 회장은 "이제 (신격호 명예회장은) 우리에게 전설적인 기업인으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박용만 회장은 "1세대 창업주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얼마나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롯데를 일궜을지, 지난 과정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오후 1시 57분쯤 서울아산병원에 도착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조문하는 과정에서 유족에게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거인을 잃게 돼 안타깝다"고 전했다. 오후 4시 30분쯤 방문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고인은 국내 식품과 유통 산업의 기반을 닦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군 선구적인 인물이었다"고 기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남용희 기자

정계에서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박희태 전 국회의장, 오거돈 부산시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고민을 추모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신격호 명예회장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며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을 이끌었던 주역들 가운데 한 분인 고인에 대해 애도를 표하러 왔다"고 설명했다.

정부 인사로는 김상조 정책실장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문했다. 김상조 실장은 "고인께서 식품, 유통, 그리고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한국 경제에 토대를 쌓으신 창업 세대라는 점에서 그 노고를 치하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금과 같이 기업가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에 고인의 도전적인 개척 정신과 열정 경영이 앞으로 큰 울림으로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고 애도했다.

이날 오후 9시가 넘은 늦은 저녁 빈소를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일본)에서 그런 성공을 거두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며 "고인께서 불굴의 의지로 기업을 일구셨는데, 지금의 젊은 세대와 다음 세대들도 고인과 같은 의지로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잘 이어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는다"고 밝혔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6시다. 고인이 남긴 유산 처리에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고인이 생전에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신 것은 가족들이 더 잘 알고 있다"며 "재산 상속 문제는 차후 상속을 받으시는 분들끼리 의논할 것이고, 사회에 환원할지도 가족들이 의논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민주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민주 기자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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