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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정부 대책에 쪼그라든 보험사 주담대·약관대출…규제 약발 세지나
입력: 2019.12.17 22:01 / 수정: 2019.12.18 09:40
국토교통부는 16일 시가 9억 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축소하고, 15억 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에 고강도 규제가 가해짐에 따라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더팩트DB
국토교통부는 16일 시가 9억 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축소하고, 15억 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에 고강도 규제가 가해짐에 따라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더팩트DB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올해 보험사 주담대 3분기 연속 감소

[더팩트│황원영 기자] 정부가 지난해 9·13대책 이후 1년 3개월 만에 또다시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쪼그라든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게다가 고금리 대출 이자로 논란이 된 '보험계약 담보대출(보험약관대출)'에 대해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칼을 빼 들면서 대출 이자 수익을 올리던 보험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정부 부처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종합 대책' 브리핑을 열고 시가 9억 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20%(현행 40%)로 축소하고, 15억 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강력한 대출 규제를 통해 투기 수요를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또다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꺼내 들면서 가뜩이나 떨어진 보험사들의 주담대 대출액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정부가 2금융권까지 주담대 규제에 나선 이후 보험사들의 주담대 잔액은 올해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거래량이 감소한 것도 한몫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주담대 잔액은 44조2000억 원으로 6월 말(45조2000억 원) 대비 1조 원(2.2%) 감소했다. 이는 3분기 연속 감소한 금액으로 지난해 12월 말(46조2000억 원)과 비교하면 2조 원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전체 보험회사 대출채권 잔액은 9월 말 기준 229조3000억 원으로 전 분기말(227조3000억 원)대비 2조 원(0.9%)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 중 보험계약대출은 64조5000억 원으로 4000억 원(0.7%) 증가했다. 보험사 자산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대출채권 규모가 늘어났음에도 정부 규제로 주담대 부문만 감소한 것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올해 가계대출이 주담대 중심으로 계속 줄고 있다"며 "보험사 자산이 증가하면서 대출이나 투자 등 운용자산이 늘어나는데, 가계대출 규제가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보험사가 고금리 이자 장사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던 보험약관대출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금감원은 생명보험사들을 대상으로 가산금리 현황 등 약관대출 현황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상품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간편한 본인확인 절차만 거치면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고, 중도 상환 수수료 없이 언제든 상환할 수 있다. 경기가 하락할 때 늘어나는 형태를 보여 '불황형 대출'로도 불린다.

특히 최근 주담대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돈 빌릴 곳이 마땅치 않은 소비자들의 대안 대출처로 부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보험약관 전체 대출 잔액은 2015년 52조7525억 원에서 2018년 63조9151억 원으로 늘면서 3년간 21.2% 급증했다. 보험약관 신규 대출액도 2015년 37조7134억 원이었지만 2018년에 44조592억 원으로 3년간 17% 증가했다.

대출 문턱이 낮은 만큼 금리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신규 약관대출 평균 금리는 생명보험사 5.4%, 손해보험사 4.4%였다. 이 중 생명보험사가 운영하는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평균 금리는 6.78%다. 시중은행 평균금리가 2~3%대임을 고려하면 고금리다. 이를 두고 보험사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고금리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자 정부가 칼을 빼든 것이다.

보험약관대출 금리는 판매 보험 상품의 예정이율(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장하는 금리)에 가산금리(신용도 등 조건에 따른 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당국은 예정이율이 높은 상품의 기준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가산금리만큼은 낮출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속앓이하고 있다. 보험약관대출은 이자 차이로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라 상품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고객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돈을 빌려줘 떼일 위험이 없다.

보험사들은 정부 규제로 주담대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약관대출마저 제재를 받을 경우 이자 수익이 감소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약관대출의 경우 보험부채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부채 평가방식이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바뀌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정부 규제가 강화돼 이중으로 힘들 상황"이라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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