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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넥타이 풀고 격식을 버려라" 정의선 부회장 주문, 현대차의 변화
입력: 2019.12.02 06:00 / 수정: 2019.12.02 11:13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소통경영과 탈권위 행보를 이어가며 임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부터 그룹의 조직 문화에 이르기까지 그룹 안팎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소통경영'과 '탈권위 행보'를 이어가며 임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부터 그룹의 조직 문화에 이르기까지 그룹 안팎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수기결재' 싫어하는 젊은 리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변해야 산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가족 행사 때는 가족 간 위계질서를 철저하게 구분 짓는다. 설령 한 기업의 총수라고 할지라도 예외는 없다."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보수적인 문화'가 선대 때부터 내려 온 범현대가의 문화라고 평가한다. 물론 '정의선 체제' 전환 전까지 얘기다.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이자 우리나라 제조 산업의 중추를 맡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최근 들어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변화의 속도가 가파르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현대차그룹 사옥에서는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샐러리맨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넥타이와 와이셔츠가 사라졌고, 매주 월요일마다 각 부서 및 팀별로 '윗선' 보고용으로 여러 차례 첨삭 과정을 거쳐 완성된 보고서도 자취를 감췄다. 청바지에 운동화, 면티를 입은 직원들은 때마다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스마트폰에 기록하고, 팀원 및 상사에게 사내 메신저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관련 내용을 공유한다.

연말 정기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주요 대기업들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젊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인적 쇄신에 나서는 등 자구 노력이 한창이지만, 재계 서열 2위 현대차그룹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은 유독 눈에 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0월 양재동 사옥에서 1200여 명의 임직원들과 나눈 타운홀 미팅에서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0월 양재동 사옥에서 1200여 명의 임직원들과 나눈 '타운홀 미팅'에서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그룹 차원의 정기 인사를 단행하지 않는다. 지난 4월 경영환경 및 사업전략 변화와 연계한 연중 수시인사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새 인사제도 도입 이후 7개월여 만에 새로운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사만 30여 명에 달한다. 5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임원 승진의 문턱도 낮아졌고, '상무급' 이상 임원의 수 역시 최근 1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이 같은 변화가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 변화와 혁신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 10월 양재동 사옥에서 1200여 명의 임직원들과 나눈 '타운홀 미팅'에서도 그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신속한 의사결정의 전제인 '효율성'을 꼽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자율주행차를 직접 타고 제작한 셀프 영상을 통해 과장 및 책임연구원으로 승진한 직원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자율주행차를 직접 타고 제작한 '셀프 영상'을 통해 과장 및 책임연구원으로 승진한 직원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예전부터 수기결제 방식을 싫어했다. 메일을 보낼 때도 단 몇 줄이라도 뜻만 전달되면 된다"라는 당시 정 수석부회장의 발언 역시 현대차의 달라질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단초가 됐다는 평가다.

'자율성', '효율성', '유연성'에 초점을 맞춘 '정의선식(式) 변화'는 현대차그룹 안팎의 크고 작은 행사는 물론 정 수석부회장의 국내외 출장 행보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부산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환영 만찬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별도의 경호 및 수행원 없이 부산으로 가는 수서발 고속철도(SRT) 일반석에 몸을 실었다. 그룹 내부에서조차 그의 이동 수단에 관해서 별도의 보고나 공유가 없었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의 '탈권위' 행보는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7년 6월 현대차 소형 SUV '코나' 신차발표회에서 청바지에 차명이 새겨진 흰 면티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후 지난 2월에는 현대차의 최초 수소전기차 '넥쏘'의 자율주행차를 직접 타고, 올해 과장 및 책임연구원으로 승진한 직원들을 위한 '셀프 영상'을 공개하며 임직원과 소통에 나섰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7년 6월 현대차 소형 SUV 코나 신차발표회 당시 청바지에 차명이 새겨진 흰 면티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더팩트 DB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7년 6월 현대차 소형 SUV '코나' 신차발표회 당시 청바지에 차명이 새겨진 흰 면티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더팩트 DB

정 수석부회장이 강조한 '소통'의 범위는 신차 마케팅 분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기아차는 신차 출시 당시 차량 이름이나 포지션에만 집착한 광고로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전 시장조사를 토대로 한 스토리텔링, '2030세대'와 소통의 일환으로 인기 아이돌을 비롯한 K-POP 콘텐츠 연계 마케팅 등 연일 새로운 시도에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출시한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의 신차 발표회 때에도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고자 '성공한 40대'를 대변할 인물로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김풍을 낙점한 것 역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 3월 연중 수시 인사제도를 도입할 때부터 현대차그룹은 외부인사를 수혈하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등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걸었다"라며 "그룹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전면에 나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공언한 만큼 현대차그룹의 변화 속도는 앞으로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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