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12월 중 차기 IBK기업은행장을 임명 제청할 계획이다. 차기 행장의 윤곽은 다음 달 중순이 넘어야 드러날 전망이다. /더팩트 DB |
IBK기업은행, 10년 만에 '내부 출신' 행장 관행 깨질지 주목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은행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차기 기업은행장은 새로운 인물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인 가운데 내부 발탁과 외부 수혈 등 어떤 방식으로 신임 행장이 선임될지 관심이 쏠린다. 관료 출신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지만, 기업은행 노조 등이 낙하산 인사에 대해 반발함에 따라 내부 출신 인사들도 유력후보로 급부상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김도진 기업은행장 후임 인선 작업을 다음 달 초 착수할 예정이다. 김도진 행장은 오는 12월 27일 임기가 만료된다.
김도진 행장은 임기 중 역대급 실적 경신을 보이면서 '연임설'이 제기됐지만, 김 행장이 이미 여러 차례 연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힌 만큼, 차기 행장은 새로운 인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행장 선임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기업은행 행장은 금융위원회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도진 행장의 임기가 내달 27일까지기 때문에 그 전에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금융위로부터 결과가 통보되는 방식으로, 내부적으로는 알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내부 발탁과 외부 수혈을 두고 벌써부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기업은행장 인사 시기가 다가오면 기획재정부 출신의 '낙하산 인사' 등을 반대하는 여론과 금융당국 간 입장차에 대한 갈등이 이어져 왔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김 행장은 임기 중 역대급 실적 경신을 보이면서 '연임설'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행장이 이미 여러 차례 연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힌 만큼, 차기 행장은 새로운 인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지난 25일 오후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서울로 향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
이번 역시 공공기관 인사 시즌과 맞물리며 관료 출신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외부 인사로는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기재부에 몸담았으며, 수출입은행장 하마평에도 같이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외부 출신 인사들의 인선 가능성이 커지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지난 22일 "여러 인사, 특히 많은 관료 출신 인사들이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은 '낙하산 인사 배제'를 대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금융노조는 "기업은행은 내부 출신 행장 체제에서 외형적인 성장은 물론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는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며 "기업은행장 선임에서 어떤 형태로든 낙하산 인사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은행 안팎에서 일고 있는 낙하산 인사 반발 여론으로 인해 분위기가 조금씩 반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부 출신 인사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내부 출신인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으며,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수석부행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이상진 전 IBK캐피탈 대표 등도 후보군에 포함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부 출신 행장들이 기업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만큼 '관치 금융'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 같다"며 "특히, 관 출신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시중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내부 출신을 원하는 이유가 이러한 이유에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준희·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김도진 현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 행장이 배출된 만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외부 인사가 발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만큼 현재로서는 내부 출신·외부 수혈 등 양쪽 다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고 평가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