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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흑당', '마라' 이어 '마장면'까지…식품업계 핫 키워드 '우려 시선'
입력: 2019.11.23 00:00 / 수정: 2019.11.23 00:29
편의점 업계가 앞다퉈 올해 식품업계에서 인기를 끌었던 식재료 흑당과 마라를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GS25에서 출시한 흑당버블티와 삼양식품에서 출시한 마라탕면(왼쪽부터) /GS리테일·삼양식품 제공
편의점 업계가 앞다퉈 올해 식품업계에서 인기를 끌었던 식재료 '흑당'과 '마라'를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GS25에서 출시한 흑당버블티와 삼양식품에서 출시한 마라탕면(왼쪽부터) /GS리테일·삼양식품 제공

마케팅 일환 vs 단발성 유행

[더팩트|이진하 기자] '마라 삼각김밥, 마라 치킨, 흑당 호빵…'

식품업계에 '마라·흑당' 열풍이 제대로 불었다. 라면과 과자, 호빵과 커피에 이르기까지 두 단어가 붙지 않은 식음료를 찾는 게 더 어렵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여기에 최근 인기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식제품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행을 선도하면서 제2의 '마라·흑당 열풍'을 노리고 있다.

이들 모두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대중화 단계로 진화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우후죽순으로 무분별하게 생겨나는 모방 제품 등 단순히 유행을 좇는 단발성, 휘발성 마케팅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흑당·마라, 무턱대고 쫓지 마라"

흑당은 지난해 말 흑당 버블티를 주력으로 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더앨리'와 올해 3월 '타이거슈가'가 들어오면서부터 소비자들 사이에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었다. 이후 커피 프랜차이즈에도 다양한 메뉴로 구성된 것은 물론 스낵 제품과 편의점, 마트 등의 PB제품으로 확산됐다.

달콤한 음료의 대명사로 떠오르면서 지난 2018년에만 무려 11개의 관련 브랜드가 등장했다. 지난해 새로 생긴 음료 브랜드는 20곳으로 이 가운데 흑당음료 전문 브랜드가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라 열풍' 역시 마찬가지. 혀끝을 얼얼하게 하는 매운맛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이후 '마라'를 붙인 각종 프랜차이즈와 치킨, 족발, 라면, 간편식 등이 쏟아져 나왔다. 편의점 업계도 가세,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말 처음으로 PB제품으로 '마라탕면'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마라삼각김밥, 마라비빔밥, 마라새우, 마라족발 등 마라 간편식 라인업을 완성했다. 롯데제과는 최근 겨울철 대표 먹거리 호빵 제품 신 메뉴로 '마라호빵'과 흑당을 첨가한 '흑당호빵'을 선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흑당·마라 열풍'이 반짝 효과로 끝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식음료 업계 전반으로 단발성 마케팅이 확산하면서 대세 아이템의 수명 역시 덩달아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흑당 열풍'은 유행 초기와 비교해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음료 성수기인 8월에 흑당 제품들이 출시되고 음료 매출이 8배가 신장됐으나, 현재는 시들해진 분위기"라며 "식품업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또 다른 대체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시장에서도 단발성 마케팅 편승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윤선 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 프랜차이즈학과 교수는 "흑당과 마라가 유행하게 된 배경은 경제 침체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며 "매운 음식과 달콤한 음식은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식업계는 이전보다 빠르게 트렌드가 변하고 있으며 그 주기도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두 식품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뒤늦게 창업을 할 경우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으며, 두 식품에 대한 인기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방송인 이경규가 대만의 유명 식당의 레시피를 직접 배워와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재해석한 마장면은 CU에서 제품으로 출시, 판매 첫날 5만 개 이상이 팔리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BGF리테일 제공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방송인 이경규가 대만의 유명 식당의 레시피를 직접 배워와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재해석한 '마장면'은 CU에서 제품으로 출시, 판매 첫날 5만 개 이상이 팔리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BGF리테일 제공

◆ 반짝하는 '스타 마케팅'…장기적 효과 '글쎄'

최근 편의점 CU가 내놓은 간편 식품 '마장면'이 주요 포털 검색어를 장악하며 눈길을 끌었다.

마장면은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신상 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에서 1위를 차지한 상품으로 BGF리테일은 방송에 출연한 유명인이 만든 음식을 제품화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방송인 이경규가 대만의 유명 식당의 레시피를 직접 배워와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재해석한 '마장면'은 출시와 동시에 말 그대로 흥행 잭팟을 터뜨렸다. 방송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은 마장면은 지난 16일 오전 판매를 시작해 첫날에만 5만 개 이상이 팔리며 간편 식품 카테고리에서 역대 최다 하루 판매량을 기록했다.

편의점 업계의 스타 마케팅은 이미 도시락 시장에서 전례를 찾을 수 있다. GS25는 지난 2010년 9월 출시된 '김혜자 도시락'이 인기를 끌자 '박찬호 도시락'을 추가로 출시했고, 경쟁사인 CU 역시 2016년 1월 '백종원 도시락'을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그러나 이 같은 스타 마케팅이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이경규가 방송 콘텐츠를 통해 상품화에 성공한 팔도의 '꼬꼬면'의 경우 하얀 국물 라면의 인기와 더불어 출시 168일 만에 1억 개가 판매되는 등 당시 최고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스타 마케팅은 과거 여러 제품의 흥행을 통해 그 효과가 어느 정도는 입증된 것도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음식의 맛 자체가 아닌 단순히 소비자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데 치중한 식제품은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는 것 역시 앞선 사례들로 증명됐다. 유행을 좇거나 유명인을 간판으로 내세우는 단발성 마케팅은 오히려 식제품의 다양성을 해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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