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등에 판매 부진과 실적 직격탄을 맞은 롯데주류가 주력 제품인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클라우드'에 변화를 주고 있다. /더팩트 DB |
3분기 205억 원 영업적자…메인 제품 판매 부진에 변화 시도 '눈길'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롯데주류가 판매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핵심 제품인 소주 '처음처럼'의 도수를 내리고 3년 전 맥주 '클라우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했던 배우 전지현을 다시 호출했다.
롯데주류는 지난 18일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 광고 모델로 배우 전지현을 다시 발탁했다고 밝혔다. 전지현은 2014년 '클라우드' 출시와 동시에 단독 여성 모델로 발탁된 후 2년 간 클라우드의 메인 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클라우드' 론칭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클라우드'만의 프리미엄 제품 속성을 알리기 위해 다시 한 번 전지현과 조우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소주 라인업에서는 핵심 제품인 '처음처럼'의 도수를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내리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이 16.9도임을 감안하면 소주 시장에서 같은 도수로 저도주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17도 미만 소주에 대해서는 오후 10시 이후 TV광고가 가능하게 하고 있는 점도 활용할 방침이다. 롯데주류가 '처음처럼'의 도수를 내려 '진로이즈백'처럼 TV광고를 노릴 수도 있다.
롯데주류는 18일 '클라우드'의 광고 모델로 배우 전지현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전지현은 2014년 '클라우드'가 처음으로 출시됐을 때 2년 여간 '클라우드'의 광고 모델을 맡은 바 있다. /롯데주류 제공 |
그러나 이번 롯데주류의 정책 변화가 메인 제품의 판매 부진이 장기화된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맥주 사업의 경우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전지현을 모델로 함께 시작한 '클라우드'가 출시 이후에 이렇다할 판매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의 맥주 라인업인 '클라우드'와 '피츠'를 생산하는 맥주 공장 가동률도 최근 20%대 아래까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소주 쪽 상황도 좋지 않다. 잘 나가다다가 주저 앉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전국 점유율 20%를 넘기고 올해 상반기에도 수도권에서만 40%에 육박한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던 '처음처럼'이 일본 불매운동에 발목을 잡혀 상승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롯데주류 역시 일본 불매운동이 국민적 정서를 타고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처음처럼은 대한민국 브랜드 입니다"는 광고 문구와 함께 적극적인 '해명 마케팅'에 나섰지만 떨어지는 판매량을 막는 것은 버거웠다. 롯데주류로서는 만성적자를 기록하던 맥주 부문과는 다른 모습으로 씁쓸한 양상이다.
여기에 정부의 절주 정책 강화 기조도 시장 점유율이 낮은 롯데주류는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소주병에 광고 모델의 사진을 부착하는 것을 금지하고 소주 페트병을 청색이나 녹색으로 만드는 유색 페트병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주류는 올해 3분기에 20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기간 매출도 1637억 원에 그쳐 지난해 3분기보다 19.5%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 사업에 해당하는 롯데주류는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 매출 6571억 원, 영업이익은 4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4.3% 감소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도수를 내리거나 눈에 띄는 광고 모델을 발탁하는 것은 대중적인 마케팅에 해당한다"며 "주류업계의 성수기인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소주와 맥주 점유율의 손실 축소를 예방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