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 첫 발을 딛었던 무신사가 두타면세점의 사업 철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예주 기자 |
소득 없이 매장 종료하나…무신사 "두산과 논의 중"
[더팩트|한예주 기자] 면세점에 처음으로 진출한 '무신사'가 두타면세점 면세 사업 철수 소식에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두타면세점에 매장을 오픈한 지 일주일 만에 매장 종료 통지를 받아 아무 소득 없이 운영을 종료하게 될 처지에 놓인 것.
4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달 21일 동대문 두타면세점 11층에 숍인숍(매장 안에 매장을 내는 형태)으로 '무신사 디에프(DF·duty free)'를 열었다. 공유오피스, 복합문화공간에 이은 세 번째 오프라인 공간이다. 상품 판매에 초점을 맞춘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이자, 면세점 최초 입점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두타면세점과 무신사 측은 "역량 있는 국내 브랜드를 국내외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무신사 디에프에 지속해서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 포부는 일주일 만에 무너졌다. 두산이 면세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다. 두산은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서울 시내 두산타워 면세사업장의 영업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두산 측은 "단일점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서울 시내면세점은 계속 늘어나는데 중국 단체 관광객은 지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결국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두타면세점이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 잠정 기한은 내년 4월 30일까지다. 통상적으로 면세사업의 면허가 종료될 경우 세관과 협의를 통해 종료일부터 6개월 이내에 매장을 정리하게 된다.
반면, 두타면세점은 특허권 반납을 하는 사례이기 때문에, 관계기관 협의 및 세부 추진 일정에 따라 내년 4월 30일 이전에도 영업 종료가 가능하다. 즉, 두타면세점이 더 빨리 폐점할 경우, 무신사의 영업 기간은 더욱 짧아질 수 있다.
무신사 디에프의 잠정 영업기한은 4월 30일까지다. 무신사 측은 정확한 날짜는 두산과 논이 중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두타면세점 정문. /한예주 기자 |
무신사는 난감하게 됐다. 오프라인 시장 및 외국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면세점 진출을 고려한 것에 비하면 특별한 소득 없이 매장 운영을 종료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임대료, 인건비, 인테리어비, 마케팅비 등 매장 초기 비용을 고려해보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사업 철수 논의하고 있을 때 입점 브랜드를 늘린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일주일 만에 사업 철수가 결정난 것도 아닐 텐데 무신사는 왜 입점시켰는지 이유가 궁금하다"며 "현대백화점이 사업권 인수를 추진 중인만큼 다른 면세점에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 무신사에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 측은 "무신사 디에프와 관련된 사항은 두산 측과 논의 중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무신사 디에프에 근무 중이던 매니저 역시 "아직 본사에서 정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면서도 "워낙 잘 나가는 브랜드다 보니 큰 타격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한편, 무신사 측은 면세점을 통한 해외 관광객 공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조만호 무신사는 대표는 "면세점은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한 시장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