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의 실적 반등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1일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37.5% 감소한 314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더팩트 DB |
"공장 증설과 자회사 합병 완료할 내년 반등 기대"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올해 3분기 실적이 부진한 롯데케미칼이 오는 4분기에도 공장 정기보수와 시황 악화가 예고되고 있어 울상이다. 다만 공장 증설과 자회사 합병이 완료될 내년에는 반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9400억 원, 영업이익은 3146억 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7.2%, 37.5% 감소한 수치다. 올레핀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으나 아로마틱부문의 수급 악화에 발목이 잡힌 게 원인이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4분기 주요 공장의 정기보수에 따른 비용 발생과 공급 과잉을 통한 스프레드 둔화로 수익성이 약보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 대산공장에서 400억 원, 울산공장에서 100억 원 규모의 정기보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4분기 정기보수로만 3분기 영업이익인 3146억 원의 6분의 1 정도가 기회비용으로 소진될 전망이다.
주요 제품의 시황 기상도도 '흐림'이다. 4분기 역내외 대규모 신증설로 인해 수요보다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제품 스프레드가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모노에틸렌글리콜 등의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향후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의 수요 증가분은 각각 400만 톤, 300만 톤이다. 다만 같은 기간 증설 물량이 각각 800만 톤, 600만 톤으로 수요의 2배 수준에 달한다. 모노에틸렌글리콜의 공급 과잉도 크게 우려된다. 모노에틸렌글리콜의 신증설 물량은 약 670만 톤이지만 수요는 150만 톤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약 500만 톤 이상이 공급 초과로 이어진다.
롯데케미칼 여수 폴리카보네이트(PC) 공장은 올해 말 증설 작업을 완료하면 세계에서 3위권에 해당하는 PC 생산량을 갖추게 된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내년부터 반등 요소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시황 악화를 통한 부진을 겪더라도 내년에는 롯데케미칼이 올해 진행중인 국내 투자 프로젝트가 완료되고, 자회사 롯데첨단소재와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롯데케미칼이 올해 말 완료를 예고한 국내 투자 프로젝트는 여수 폴리카보네이트(PC) , 울산 메타자일렌(MeX) 및 고순도이소프탈산(PIA) 공장 증설 등이 있다. 이중 여수 PC공장의 증설 프로젝트가 수익성 반등에 관건으로 꼽힌다. 여수 PC공장의 올해 기준 생산량은 총 24만 톤 수준이다.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11만 톤의 생산량이 증가해 총 46만 톤의 PC를 여수에서 뽑아낼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PC 시장의 3위권에 해당한다.
롯데케미칼이 3년 전 삼성SDI로부터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던 롯데첨단소재와 합병 작업도 눈길을 끄는 반등 요소이다. 롯데첨단소재는 올해 3분기에도 PC 제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갔으며 롯데케미칼이 그리는 스페셜티(고부가) 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내년초 롯데첨단소재와 합병을 완료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4분기 공장 정기보수와 스프레드 둔화로 수익성이 3분기 영업익 대비 감익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해 말 국내 투자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내년 초 롯데첨단소재 합병 등을 통해 스페셜티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