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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불매운동 100일] "히트텍 없나요?" 유니클로, 절반 넘게 낮아진 문턱
입력: 2019.10.17 00:00 / 수정: 2019.10.17 00:00

유니클로가 15주년 대규모 할인을 벌이자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유니클로 명동점에 들어가는 고객들의 모습 /한예주 기자
유니클로가 15주년 대규모 할인을 벌이자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유니클로 명동점에 들어가는 고객들의 모습 /한예주 기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서 촉발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진행된 지 100일을 넘어섰다. 유니클로 본사인 일본 기업 임원의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발언과는 달리 '일본 불매운동'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하루아침에 인기 제품에서 '안 사고, 안 입고, 안 먹는' 제품으로 낙인찍히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찬밥신세로 전락한 일본산 제품은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더팩트>에서는 직격탄을 맞은 일본산 제품이 실제 현장에서는 어떠한 모습으로 있는지 알아봤다. <편집자주>

반값 판매 플리스 재킷 등 품귀…국내 매출 회복세 보이나

[더팩트|강남=한예주 기자]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100일을 넘기면서 불매운동의 주 타깃이었던 유니클로가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한국 진출 15주년 기념 할인행사와 온라인 스토어 오픈 10주년 행사 등 온·오프라인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는 것이다. 하루 방문 고객 수가 매장 직원 수보다도 적었던 2개월여 전과 비교하면 180도까지는 아니더라도 90도 이상은 달라졌다는 표현도 어색하지 않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일부 품목이 '품절'됐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도 남들 눈치를 살피는 '샤이재팬'족이 매출을 견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맥주나 자동차, 여행 관련 상품이 여전히 외면 받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 겨울준비로 고객 늘어…"불매운동 부담 전보다 줄었다"

16일 <더팩트> 취재진이 유니클로 명동점과 강남역점, 왕십리 엔터식스점을 방문한 결과 매장마다 근소한 차이는 있었지만 외국인을 제외한 40여 명의 고객들이 매장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평일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불매운동 초기 때보다 매장을 찾는 고객이 확연히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겨울 인기상품인 히트텍과 플리스, 경량패딩 등을 살펴보는 이들이 많았으며 할인폭이 큰 상품 앞에서는 대부분이 걸음을 멈추고 상품을 살펴봤다. 피팅룸 앞에는 고객들이 입어본 옷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상품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아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도 찾을 수 있었다. 계산대에는 바구니를 들고 고객들이 줄을 서 있었으며 매장을 나서는 이들은 저마다 두툼한 쇼핑백을 들고 나갔다.

16일 유니클로 왕십리 엔터식스점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한예주 기자
16일 유니클로 왕십리 엔터식스점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한예주 기자

명동점에서 만난 한 50대 부부는 "밖에서 매장 안을 봤을 때 사람이 많아 들어왔다"며 "불매운동 때문에 들어오기 부담됐는데 확실히 그런 분위기는 조금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점을 찾은 30대 남성은 "경량패딩이 필요한데 유니클로가 제일 유명해 사러왔다"면 "불매운동이 의식되긴 하지만 사러온 물건만 빨리 사고 나갈거다"라고 답했다.

◆ 日 정부 비판한 유니클로 수장, 韓 위한 립서비스?

왕십리점을 찾은 한 60대 여성은 유니클로 회장의 최근 발언에 힘입어 매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정도의 품질에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는 유니클로밖에 없다"며 "유니클로 회장도 불매운동을 옹호했다는 뉴스를 봤다"고 조심히 대답했다.

겨울 상품이 유명한 유니클로의 특성상 주춤했던 국내 매출이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유니클로 강남점(왼쪽)과 왕십리점(오른쪽)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예주 기자
겨울 상품이 유명한 유니클로의 특성상 주춤했던 국내 매출이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유니클로 강남점(왼쪽)과 왕십리점(오른쪽)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예주 기자

유니클로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일본 최대 의류 업체 패스트리테일링의 창업자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지난 9일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한국에 반감을 갖게 된 것은 일본인이 열등해진 증거라고 발언했다.

야나이 회장은 "모두들 한국에 시비를 거는 듯이 구는 것도 이상하다. 한국인이 반일(反日)인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일본인은 본래 냉정했지만 모두 히스테릭하게 변하고 있다. 일본 역시 열등해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야나이 회장은 전반적으로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일본이 30년 동안 거의 성장하지 않았으며, 국민 소득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도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모두들 성공했다고 하지만 성공한 것은 주가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나이 회장의 이번 발언은 겉으로는 일본을 비판했지만 한국이 열등하기 때문에 반일 감정을 갖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상 유니클로의 한 임원이 "한국의 불매운동이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유니클로 한국에서만 몇 조를 벌어간 회사야. 한국의 불매운동으로 타격입자 저런 립서비스 하는 거고" "착각하지 말아야할게 저 말은 일본의 각성을 촉구하는 것이지 일본의 가해자였던 것을 반성하자는 성찰이 아니다" 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 "매출은 줄었는데"…유니클로, 여전히 韓 공략

그동안 유니클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국내서 적잖은 타격을 입은 상태다.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7~8월 국내 매출은 60%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번 회계연도 매출이 약 25조472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 시장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유니클로 종로3가점, 구로점, 월계점이 영업 종료에 들어갔지만 동시에 롯데몰 수지점과 엔터식스 안양점, 스타필드 시티 부천점에 신규 매장을 열었다. 패스트리테일링 측은 최근 내년 8월까지 한국에 유니클로 점포를 7개 추가로 열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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