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사진)이 해외 IR로 신뢰 회복과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덕인 기자 |
'DLS사태' 극복·'종합금융' 발판 마련
[더팩트|이지선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해외 투자를 유치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손 회장의 추진력이 최근 DLF사태 등으로 인한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금융지주 체제 안착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달 초 중동과 유럽지역으로 출장을 떠나 기업 설명회를 열고 투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또한 이달 중순에는 북미지역에서 기업설명회를 진행할 계획도 내놨다.
앞서 지난 5월에도 손 회장은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과 일본 지역에서 IR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우리금융지주 외국인 지분율은 2% 이상 늘리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25일에는 대만 푸본그룹에서 우리은행이 지닌 우리금융지주 주식 4%를 종가보다 높게 사들였다. 이 지분은 우리카드의 지주 자회사 편입으로 우리은행이 갖게 된 지분으로 시장에 풀렸다면 대기물량부담(오버행 이슈)을 발생시킬 수 있었지만 이를 해외 매각을 통해 해소했다.
손 회장이 해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최근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1000원대까지 주저앉으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는 상장 초반 기록했던 1만5000원 대 후반에서 20%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또한 해외 매각으로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수익은 대부분 우리은행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비은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금융은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 인수 추진을 시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달 중 적극적인 해외 출장으로 IR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이런 행보가 DLF사태로 인한 신뢰도 하락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더팩트 DB |
손 회장이 잔여지분 매각 등으로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구축하는데 성공하면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은행에서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편드(DLF)를 판매해 원금 대량 손실이 발생하면서 신뢰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최근 피해자들은 손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금융정의연대는 우리은행에서 DLF 상품에 투자한 피해자들을 모아 고소장을 제출했다. 금융정의연대는 "금융감독원 조사 중간발표에서 DLF상품 설계 과정부터 판매 전반에 걸쳐 고의성과 기망행위, 자기이익행위가 적발됐기 때문에 고소인단을 모집해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사기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손 행장의 해외 출장 시기에 대해서 비판의 시각도 있다. 최근 국정감사 시즌이 오면서 관련한 사태에 대해 국감에 출석해 직접 설명을 해야한다는 시각이 나오면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DLF 사태로 가장 큰 피해자를 발생시킨 우리은행장과 KEB하나은행장이 해외 출장 중"이라며 "국감 날만 피해 간 것은 도피성으로 이 자체가 잘못을 시인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다만 우리은행은 시기가 부득이하게 겹쳤다는 입장이다.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IMF·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려 이에 참석하면서 IR을 함께 진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에서는 21일 종합감사에 손 회장 대신 대신 개인영업을 담당하던 임원 정채봉 부행장이 출석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DLS 손실이 확정됨에 따라 고객과의 분쟁조정이 본격화되는 등 관련 잡음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오버행 우려를 조기에 해소한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실적도 시장 추정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