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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마일' 혁신 나선 배달업계…'로봇이 채운다'
입력: 2019.10.09 01:40 / 수정: 2019.10.09 01:40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배달 로봇 딜리타워를 개발하고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서비스 결과 배달 시간이 약 12분 정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우아한형제들 본사 1층 로비에 있는 딜리타워의 모습. /신지훈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배달 로봇 '딜리타워'를 개발하고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서비스 결과 배달 시간이 약 12분 정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우아한형제들 본사 1층 로비에 있는 딜리타워의 모습. /신지훈 기자

우아한형제들 '딜리타워' 시범운영…배달시간 단축·이용자 편의 제고

[더팩트 | 신지훈 기자] 유통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화두는 '라스트 마일(Last Mile·고객과의 마지막 접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유통기업들이 소비자를 만나기 전 마지막 여정인 라스트마일에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로봇'이 있다. 그리고 국내에도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를 로봇이 채우는 시대가 도래했다.

◆스스로 엘리베이터 타고 배달 나서는 배달 로봇 '딜리타워'

8일 정오께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송파구 장은빌딩. 이 곳에 음식이 배달됐다. 사무실에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10층에서 근무하는 디자인실 직원들이 배달의민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 것. 1층에 도착한 배달원은 10층으로 올라가는 대신 1층 로비에 있는 로봇에 주문번호를 입력하고 음식을 집어넣었다. 이 로봇의 이름은 '딜리타워'다.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자율주행 실내배달 로봇이다. 딜리타워는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으로 올라가 디자인팀 직원에게 음식을 배달했다.

이날 우아한형제들이 공개한 딜리타워의 시범 서비스 모습이다. 미국 아마존과 중국 어러머(중국 1위 배달앱) 등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로봇' 시장에 우아한형제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우아한형제들은 시범운영을 거쳐 앞으로 주상복합단지와 대형 오피스건물 등으로 딜리타워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이 공개한 딜리타워는 짝수와 홀수, 저층과 고층 등으로 나눠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구분해 탈 수 있다. 엘리베이터 제조사와 협력해 딜리타워가 원격으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한 뒤 이를 구분해 탈 수 있는 고유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딜리타워는 앞부분에 서랍형 공간이 있어 배달음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바퀴로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배달원이 딜리타워에 음식을 넣고 배달번호 4자리와 엘리베이터 층수를 입력하면 알아서 고객과의 마지막 접점을 향해 움직인다.

우아한형제들은 AI를 활용한 자율주행 배달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2년 전부터 이 분야에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지난 해 8월에는 매장에서 스스로 서빙하는 로봇을 운영했고 올해 4월에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실외 자율주행 테스트를 실시했다. 지난 7월에는 주문부터 서빙까지 로봇이 담당하는 미래형 식당 메리고키친을 오픈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는 지난해 피자헛에서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의 시범운영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AI를 활용한 자율주행 배달 로봇 개발에 힘써왔다. /더팩트 DB
우아한형제는 지난해 피자헛에서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의 시범운영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AI를 활용한 자율주행 배달 로봇 개발에 힘써왔다. /더팩트 DB

◆라스트 마일, 로봇으로 대체하자 배달 시간 단축·이용자 편의 제고

배달 로봇이 개발되자 배달원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로봇으로 인해 배달원의 배달 시간이 짧아지고 이용자 편의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범서비스 결과 배달원이 딜리타워에 음식을 넣고 떠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8~10초. 배달원들은 직접 음식을 전달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거나 1층에서 주문자를 기다리지 않아도 돼 배달 시간이 약 12분 정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원은 배달 한 건당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더 많은 배달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우아한형제들이 자사 배달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배달원 5명 중 4명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로봇이 있다면 기꺼이 이용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주문자 입장에서도 사무 및 생활 공간의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편의도 높아진다. 음식을 받으러 이동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고객에게 배달하는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 마일을 개선하기 위해 배달 로봇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유통기업들이 라스트 마일 혁신에 나선 것은 이 단계가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비효율적인 단계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스트 마일에 소비되는 비용이 전체 물류 비용 중 5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사진은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배달 로봇 딜리타워에 배달원이 음식을 담고 있는 모습. /우아한형제들 제공
유통기업들이 라스트 마일 혁신에 나선 것은 이 단계가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비효율적인 단계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스트 마일에 소비되는 비용이 전체 물류 비용 중 5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사진은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배달 로봇 딜리타워에 배달원이 음식을 담고 있는 모습. /우아한형제들 제공

◆라스트 마일에 투자 나선 기업들…왜?

유통기업들이 앞다퉈 라스트 마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데는 유통의 과정에서 라스트 마일에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비효율적인 단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라스트 마일에 소비되는 비용은 전체 물류비용 중 53%에 달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자율주행차 또는 로봇을 이용하면 기업들이 라스트 마일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약 40%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배달 유통업체에겐 건당 배달 소요시간을 줄이고 나아가 완전한 무인화를 구현해내는 것이 배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실제 중국 어러머는 배달 로봇 도입 후 배달 시간을 건당 최대 15분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배달원들도 하루 평균 50%의 일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빅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기업들이 라스트 마일 혁신에 나선 이유다. 기업이 소비자를 만나기 바로 전 단계인 라스트 마일은 소비자가 원하는 니즈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물류·배달 업체는 로봇과 자율차 등을 통해 라스트 마일에서 쌓은 소비자 데이터를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 데이터가 미래의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딜리버리셀 이사는 "자사가 개발한 로봇 서비스를 구성원들이 직접 체험해 배달 효율성과 데이터 등을 측정하고, 서비스를 보다 더 고도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주상복합단지나 쇼핑몰, 영화관, 사무실 등에 음식과 음료 등의 배달은 물론 건물 내 서류나 택배 등을 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활용도가 높은 곳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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