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가전 사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감소 효과까지 겹친 영향으로 해석된다. /더팩트 DB |
구광모 회장의 숙제 스마트폰 사업…올 3분기엔 적자폭 줄이며 기대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LG전자가 올 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최대 해결 과제이자 LG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스마트폰 분야에서 개선 가능성을 열며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7일) 오후 올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결과는 매출 15조6990억 원, 영업이익 7811억 원 등으로 매출의 경우 역대 3분기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전망치 평균인 6055억 원을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다.
LG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전통적 '실적 효자'인 가전 부문의 선전이 이어졌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부문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3분기 예상 적자액은 1000억 원 후반대다.
MC사업본부는 매분기 LG전자 실적 호조에 찬물을 끼얹는 '약점'으로 지적됐다. 전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31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벌써 17분기 연속 적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 사업 반등은 경영 시작 단계에서부터 구광모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여겨졌다.
그동안 LG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사업부문장을 교체하고 브랜드명과 제품 출시 시점에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번에 적자폭이 축소된 이유로는 고정비 절감 효과가 거론된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경기도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했다. 베트남 하이퐁은 한국보다 8분의 1 수준의 저렴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항구도시라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스마트폰 부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지속 거론되고 있다. /더팩트 DB |
이러한 공장 이전은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본격 추진된 사업 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정리하거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우회하고 미래 사업 등 될 성싶은 사업에 전력투구하는 방식이 구광모식 재편으로 통한다. 결과적으로 공장 이전은 생산 효율성을 제고해 해마다 수백억 원의 비용 절감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베트남 생산 체제로 전환되면서 원가 절감 요인이 있었고 마케팅 비용도 많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베트남 생산 체제의 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800억 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근본적인 성장 여력을 마련한 건 아니다. 스마트폰 사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야 한다. 상황은 만들어졌다. 5G 스마트폰 시장이 열렸다. 5G를 넘어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구광모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는 사업의 성공과 가전 등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MC사업본부 향후 1년의 행보가 특히 중요하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앞서 LG전자는 듀얼 스크린을 앞세운 'V50씽큐'를 출시해 흥행을 이끌었다. 2번째 5G폰인 'V50S씽큐'도 조만간 정식 출시한다. LG전자는 향상된 멀티태스킹 경험을 제공하는 신제품을 통해 5G 스마트폰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올 3분기 실적은 기존 약점을 다소 해소하는 동시에 '희망 고문'처럼 여겨졌던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탈출' 외침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는 결과여서 의미가 크다"며 "제품 판매도 늘어 실제로 향후 LG전자가 적자 탈출에 성공한다면 LG는 'LG폰의 부활'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사업 활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