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의 최종조립 행사를 창원 본사에서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두산중공업 제공 |
발전용 가스터빈, 항공 제트엔진보다 높은 기술력 요구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두산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의 최종조립 행사를 창원 본사에서 가졌다고 밝혔다.
현재 제조 공정율 약 95% 수준으로 연내 사내 성능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험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와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개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3년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 동안 해외 제품에 의존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목적으로 실시한 과제다.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가 약 600억 원을 투자했고 두산중공업도 총 1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 중이다.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 고효율 가스터빈이다. 부품 수만 4만여 개에 이른다. 가스터빈 내부에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있다. 블레이드 1개 가격이 중형차 1대 가격과 맞먹는다.
가스발전의 초미세먼지(PM 2.5) 배출은 석탄발전의 8분의 1,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친환경 운전이 가능하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최신 가스터빈의 경우 핵심 기술은 1500℃ 이상의 가혹한 운전조건에서 지속적으로 견디는 '초내열 합금 소재 기술, 복잡한 형상의 고온용 부품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 기술', 대량의 공기를 24:1까지 압축하는 '축류형 압축기 기술',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연소기 기술', 압축기·연소기·터빈의핵심 구성품을 조합시키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기술'이 조화된 최고 난도 기계기술의 복합체다.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이종욱 박사(상무)는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지만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냈다"며 "1500℃가넘는 고온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하는 첨단소재 기술 등 이번에 개발한 270MW 모델에 적용한 일부 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의 기술력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전량 해외 기업 제품이다. 가스터빈 구매비용 약 8조1000억 원에 유지보수, 부대 및 기타비용 약 4조2000억 원을 고려하면 약 12조3000억 원에 이른다.
국내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발전소는 2030년까지 약 18GW 규모로 건설될 전망이다. 18GW 복합발전소 증설에 국내산 가스터빈을 사용할 경우 약 10조 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 원, 연 3만 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는 주요사업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격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는데,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게 됨으로써 매우 중대한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면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다른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가스터빈 개발은, 국내 230여개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