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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LCK 서머] '우승 의욕 부족하다고?' SKT 어금니 꽉 'V8' 달성 (종합)
입력: 2019.09.01 00:00 / 수정: 2019.09.01 00:00
SK텔레콤 T1 선수들이 3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롤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꺾은 뒤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김세정 기자
SK텔레콤 T1 선수들이 3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롤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꺾은 뒤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김세정 기자

SK텔레콤 T1, 그리핀 3-1로 제압하고 여덟 번째 우승 대기록

[더팩트ㅣ화정체육관=이성락 기자] "과거 아무리 우승을 많이 했어도 우승에 대한 동기 부여는 충분하다."

e스포츠 역사상 최고 커리어를 자랑하는 리그오브레전드(LoL·롤) 팀 SK텔레콤T1(SKT)을 이끌고 있는 김정균 감독이 '2019 우리은행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결승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일곱 번 LCK 우승한 경험이 있어 첫 우승을 노리는 상대 그리핀에 비해 다소 느슨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반박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로 그랬다. SKT는 우승에 대한 열망이 최고조에 달한 듯 폭발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그리핀을 꺾고 여덟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SKT는 3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LCK 서머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그리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올해 초 스프링 스플릿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우승이자 통산 여덟 번째 우승컵을 획득해 e스포츠 역사상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우며 왕좌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위 우승을 밥 먹듯 하는 SKT이지만, 이번 우승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시즌 초반 5연패를 기록해 'SKT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를 받는 등 힘든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5연패 이후 SKT는 심기일전해 9연승을 달성했고, 리그 4위에서 이 자리까지 도약했다. SKT는 와일드카드전에서 시작해 결승 진출에 성공해 우승을 거머쥔 유일한 LCK 팀이 됐다.

SK텔레콤 T1 선수들이 우승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칸 김동하, 클리드 김태민, 페이커 이상혁, 테디 박진성, 에포트 이상호. /김세정 기자
SK텔레콤 T1 선수들이 우승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칸' 김동하, '클리드' 김태민, '페이커' 이상혁, '테디' 박진성, '에포트' 이상호. /김세정 기자

SKT는 1세트부터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클리드' 엘리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경기 초반 '클리드'는 레렉톤을 꺼내든 '페이커'와 호흡을 맞춰 '초비' 사일러스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레넥톤이 점멸을 활용해 무자비한 포식자를 적중시킨 뒤 엘리스가 고치를 연계하는 방법으로 '초비'의 성장을 방해하며 상체 주도권을 가져왔다.

경기 10분 '클리드'와 '페이커'는 같은 방법으로 또 한 번 '초비'에 데스를 안겼다. 이후 화염 드래곤을 챙긴 SKT는 13분 협곡의 전령까지 잡아냈다. 전령을 소환한 SKT는 라인 클리어를 시도하는 '도란' 모데카이저도 잡아냈다. 그사이 그리핀은 바텀 타워를 먼저 밀어냈지만, 모데카이저를 잃은 게 더 기분 나쁜 상황이었다. 주요 챔피언의 전성기를 맞은 SKT는 두 번째, 세 번째 드래곤을 무난하게 획득했다.

정글러가 게임을 캐리(팀을 승리로 이끈 선수) 전형적인 경기였다. '클리드'의 완벽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성장한 다른 SKT 선수들 역시 엄청난 경기력을 뽐냈다. 특히 이즈리얼을 플레이한 '테디'의 신들린 딜링이 그리핀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SKT는 33분 '테디'의 앞 비전(앞으로 비전 이동)을 통해 그리핀의 무모한 이니시에이팅을 유도했고, 뒤를 잡아 4명의 챔피언을 잡아낸 뒤 경기를 끝냈다. 정규 시즌 '정글의 왕'으로 불린 그리핀의 '타잔'은 마지막까지 침묵했다.

2세트에서도 SKT의 플레이는 깔끔했다. 1세트와 달리 카밀, 세주아니, 아칼리, 이즈리얼, 브라움 등 한타를 염두한 챔피언을 선택한 SKT는 엘리스를 비롯해 갱플랭크, 사일러스, 애쉬, 탐켄치 등 초중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조합을 꺼낸 그리핀을 상대로 전혀 허점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세주아니의 갱킹(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상대를 공격하는)으로 '도란'의 갱플랭크를 잡아내며 먼저 웃었다.

이후 SKT는 줄 건 주고, 얻을 건 얻는 효율적인 운영을 보였다. 전령의 협곡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대신 드래곤을 나눠 가졌다. 물론 그리핀이 소환한 전령 탓에 미드 타워가 파괴, 선공권을 내주기도 했지만 잘 큰 카밀을 외곽으로 보내 시선을 분산시키며 시간을 벌었다. 그리핀의 압박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

SK텔레콤 T1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SK텔레콤 T1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승부처는 25분 미드 진영 교전이었다. 교전 속에서 '테디' 이즈리얼이 '바이퍼' 애쉬를 끊어내 바론 버프 획득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격차를 벌린 SKT는 32분 그리핀이 거의 다 잡은 바론마저 스틸했고, 이어진 전투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에이스를 만들어낸 SKT는 미드 진영으로 그대로 돌진해 그리핀의 넥서스를 두드렸다.

3세트는 주춤했다. 정규 시즌에 보여준 그리핀의 파괴력이 살아났다. 그리핀은 제이스, 엘리스, 레넥톤, 이즈리얼, 쉔 등 전투력이 강한 조합을 꺼내 초반부터 SKT를 압박했다. 초반 소규모 교전 등을 통해 1, 2세트 승리 주력인 '칸'과 '클리드'를 완전히 봉쇄한 그리핀은 15분 만에 글로벌 골드 3000 격차를 만들어냈다.

SKT 입장에서는 무난하게 성장한 '페이커' 아칼리, '테디' 루시안의 슈퍼 플레이와 전투의 변수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탑과 바텀 양쪽 라인을 밀어놓고 바론 앞 시야를 완벽히 장악하며 잘라먹기를 시도하는 그리핀을 상대로 빈틈을 찾을 수 없었다.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SKT는 바론 버프를 허용, 전투에서도 패배하는 등 그리핀에 반격을 허용했다.

4세트 SKT는 마지막 세트라는 각오로 임했다. 4세트를 내줘 5세트 경기에 돌입하면 그리핀의 자신감과 경기력이 더 살아나는 데다 '승승패패패' 악몽 등 심리적 부담이 커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SKT는 4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 8승 0패 필승 카드인 '페이커' 아지르를 꺼내 들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1, 2세트와 달리 그리핀의 경기 초반 운영이 좋아져 방심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풀어낸 건 '클리드' 세주아니였다. 세주아니는 탑과 바텀 갱킹을 차례대로 성공한 뒤 화염 드래곤을 챙기며 격차를 벌렸다. 또한, 다른 선수와 함께 시야 싸움을 하며 '리헨지' 볼리베어를 끊어내는 등 확실한 이득을 연달아 챙겼다.

김정균 SK텔레콤 T1 감독이 우승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김정균 SK텔레콤 T1 감독이 우승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클리드'의 초반 정글 운영이 살아나자 SKT 라이너들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승부가 갈린 시점은 협곡의 전령 앞 전투가 벌어진 14분쯤이었다. 성장에서 앞선 SKT는 더이상 격차를 내줄 수 없다고 판단한 그리핀의 조급함을 역이용했다. 그리핀이 협곡의 전령 획득을 방해하기 위해 모이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니시에이팅을 걸어 3명을 잡아냈다. 이후 여유롭게 바론 버프와 3화염 드래곤을 획득한 SKT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탑과 바텀 억제기를 깨고 한 차례 정비한 SKT는 그리핀 진영으로 그대로 돌진해 가볍게 한타 승리를 이끌어내고 넥서스를 파괴했다.

이날 SKT 선수들은 우승 소감을 "롤드컵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치겠다"는 각오로 대신했다. 우승에 대한 기쁨이 크지만 지난 5월 열린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등 국제 대회에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던 부분을 만회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테디'는 "지난 MSI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번 롤드컵에서는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커'는 "MSI에서 패배한 G2를 롤드컵에서 만나고 싶다"며 "이날 경기 점수는 9.1점 정도 되는데, 롤드컵에서는 10점 만점에 10점 경기를 펼쳐 좋은 결과는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LCK 서머를 통해 세 시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그리핀은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세 시즌 연속 결승에 진출한 팀 가운데 우승을 못 한 팀은 그리핀이 유일하다. 그리핀은 준우승 징크스를 깨기 위해 롤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그리핀은 충분한 챔피언십 포인트를 확보해 이미 롤드컵 진출 티켓을 확보한 상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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