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9일 오후 2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내린다. 사진은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떠난 뒤 지난달 12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모습. /뉴시스 |
대법원, 29일 오후 2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상고심 판결 선고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오늘(29일) 내려진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그룹 경영을 뒤흔드는 위기 상황을 고려해 선고 결과와 관계없이 비상 경영을 유지한 채 현안을 지속 챙겨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오후 2시 대법원 대법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됐다.
삼성전자는 선고를 앞두고 잔뜩 긴장한 상태다.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반도체 업황 악화에 이어 최근 정치·외교적 문제로 일본의 수출 규제 악재까지 겹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자칫 '리더십 공백'이 발생할 경우 사실상 경영 시계가 '제로'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차 일본 출장을 다녀온 직후부터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비상 경영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충남 온양사업장, 천안사업장, 경기도 평택사업장, 광주사업장 등을 직접 찾아 회의를 주재하는 등 적극적인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 선고일이 확정된 이후에도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은 이어졌다. 이는 위기가 고조되더라도 흔들림 없이 현장에 집중하며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 '정공법'으로 읽히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경영진과 함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미래 신기술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재계는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고려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 선고와 관계없이 비상 현장 경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0일 광주사업장 내 생활가전 생산 라인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광구 교육센터를 찾아 현장을 살피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비상 경영이 선고 결과와 관계없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28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 이후 국내 산업 맏형 격인 삼성전자의 역할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더 높아진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수출 규제 사태와 관련한 정부와 기업간 '민관 공조' 체제의 사실상 구심점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 선고 결과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존재하지만, 파기 환송이 주로 언급되고 있다. 대법원의 2심 파기 환송 결정이 내려지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다시 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다. 이 경우에도 불구속 상태인 이재용 부회장이 비상 경영 체제를 이끌어나가는 데 물리적으로 문제가 없다.
다만 원심 재판부가 무죄로 본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취지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방어를 목적으로 재판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해당 재판은 짧아도 1년 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법원 선고 결과와 별개로 거취가 당장 바뀌지 않아 당분간 현재 상태가 유지되지 않겠느냐"면서도 "물론 정치적·사법적 판단에서 벗어나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눈앞에 놓인 사업 악재 해결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이재용 부회장의 사태 수습 보폭이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평소와 같이 보고를 받는 등 사업 부문별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은 TV 중계를 통해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현장 점검차 사업장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대법원 선고와 이재용 부회장의 움직임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