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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소주병 많은데…하이트진로 '진로'만 재사용 어렵다?
입력: 2019.08.21 14:27 / 수정: 2019.08.21 14:56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진로가 소주 재사용 체계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 측은 재사용 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진로 포스터.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진로'가 소주 재사용 체계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 측은 재사용 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진로' 포스터.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진로, 재사용 체계 갖추고 있다" 반박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일명 '두꺼비 소주'라고 불리는 하이트진로의 '진로'가 뉴트로 트렌드에 맞춰 향수를 자극하며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났다. 환경단체들이 '진로'의 투명 병을 두고 재사용 체계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시중에서 다른 제품들도 투명 병 등을 사용하고 있는데, 하이트진로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견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25일 진로를 출시했다. 진로는 다양해진 소비자 입맛과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술로, 30~40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에겐 신선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인식되며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진로는 지난달 6일 기준으로 출시 72일 만에 약 1104만 병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진로의 시장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라며 "매달 기대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로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에 '빈 병 공동이용' 체계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주축이 된 환경단체들이 진로가 공병 재사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기존 초록색 병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진로의 소주병이 기존 소주병과 크기와 색깔이 달라 '빈 병 공동이용' 인프라를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그동안 소주 업체들은 2009년 소주병 공용화에 동의해 각기 다른 디자인의 녹색병을 동일한 크기와 디자인으로 맞춰 제조사에 상관없이 공용으로 소주병을 이용하기로 합의했다. 재사용률을 높이고 빈 병 수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이다.

그러나 이들은 하이트진로의 '진로'를 출시하면서 이러한 공동이용 생태계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주축이 된 환경단체들이 하이트진로의 진로가 공병 재사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기존 초록색 병으로 바꾸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사진은 한 마트의 소주 진열대 모습으로, 초록색 소주병 외에도 투명 병인 한라산 소주가 진열돼 있다. /더팩트 DB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주축이 된 환경단체들이 하이트진로의 '진로'가 공병 재사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기존 초록색 병으로 바꾸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사진은 한 마트의 소주 진열대 모습으로, 초록색 소주병 외에도 투명 병인 '한라산 소주'가 진열돼 있다. /더팩트 DB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초록색 소주병의 규격은 중량 290g, 병지름 65㎜, 높이 215㎜로 '표준 용기'를 사용한다. 반면 진로는 병의 색깔부터 다르다. 진로의 병은 투명 색이며, 초록색 소주병보다 높이가 낮은 등 모양 자체가 다르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관계자는 <더팩트>에 "진로는 표준규격화된 소주병과 달라 제품 사이즈가 안 맞아 공동 수거가 어렵고, 제품 생산라인 사이즈도 맞지 않아 공동이용을 어렵게 한다"며 "(진로를) 표준화된 용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자원순환사회연대의 주장이 억지스럽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자원 재사용을 통한 환경보호라는 측면에서 환경단체들이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나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금껏 환경단체들은 한라산소주, 무학 등이 투명 병을 사용해왔지만,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진로'에만 유독 엄격한 기준의 잣대를 대는 것은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표준규격화 정책'은 법적 책임이 없는 자율협약이다.

이와 관련 자원순환사회연대 관계자는 "현재 투명 병을 사용하는 제품은 약 7종 정도로 알고는 있다"면서도 "다만 대부분의 업체는 큰 회사라기보다는 지역 소주 중심으로 물량이 조금씩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역 소주 같은 경우는 판매량이 많지 않아 단종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하이트진로의 '진로' 같은 경우는 판매량이 많아지다 보니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한라산소주의 한라산과 하이트진로의 진로의 제품 이미지 /각사 제공
왼쪽부터 한라산소주의 '한라산'과 하이트진로의 '진로'의 제품 이미지 /각사 제공

그러나 진로 판매량은 현재 전체 소주 시장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투명 병을 쓰는 한라산소주 판매량보다도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이트진로는 투명 병임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가) 신제품이다 보니 아직은 신병을 사용하고 있지만, 재사용 체계는 갖춰져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재사용하는 것이 수익 면에서 더 좋다. 시중에 신병이 많이 풀리고 나면 '빈 병 재활용' 선순환 구조가 갖춰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연순환사회연대 관계자는 "진로의 경우 타 업체에서 분리, 운반 등에 비용이 추가로 들 수 있다"며 "재활용 체계가 갖춰져 있더라도 물류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재사용이 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진로' 출시 이후 다른 회사에서도 빈 병 표준화 규격 정책을 깨려고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하이트진로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론 빈 병을 수거하고 분류하는 과정에 있어서 일반적인 초록색 병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귀찮은(?) 작업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라산소주, 무학 등도 재사용 체계에 잘 순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트진로의 '진로'만 이를 못 할 것이라는 것은 억지 주장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메인 브랜드인 참이슬에 대해서 소주 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을 철저히 따를 예정"이라며 "국내 전체 소주 판매량의 1~2%를 차지하는 진로 역시 재사용 비율을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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