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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이러지도 저러지도…한일 갈등 심화 속 롯데그룹 '이중고'
입력: 2019.08.05 13:25 / 수정: 2019.08.05 13:25
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일부터 일본 출장 중이다. 이번 출장은 한일 롯데를 함께 책임지는 그룹 총수로서 일본 내 경영 현안을 챙기는 등 일본의 경제보복 이슈와 무관한 일반적인 출장이다. /이동률 기자
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일부터 일본 출장 중이다. 이번 출장은 한일 롯데를 함께 책임지는 그룹 총수로서 일본 내 경영 현안을 챙기는 등 일본의 경제보복 이슈와 무관한 일반적인 출장이다. /이동률 기자

한일 관계 개선 역할 부담에 불매운동 타격까지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롯데그룹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부담을 떨칠 겨를도 없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일본기업'이라는 인식과 함께 불매운동의 타깃으로 지목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기업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면 지배구조 개편이 절실하지만, 중국발 사드 보복 여파로 호텔롯데 상장 추진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일부터 일본 출장 중이다. 한일 롯데를 함께 책임지는 그룹 총수로서 일본 내 경영 현안을 챙기는 일반적인 출장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신동빈 회장의 일본 출장에 시선이 쏠리는 건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배제한다고 결정한 직후에 이뤄지는 등 주변 상황과 관련이 깊다. 신동빈 회장의 출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일본이 경제 보복 수위를 높이는 시점과 맞물려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 이슈와 신동빈 회장의 일본 출장을 연결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출장이 주목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초 일본에 머물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친분이 깊다는 이유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의 '가교 역할'이 신동빈 회장의 움직임을 놓고 지속적으로 거론됐다.

재계는 현지 상황을 적극 살피는 등 신동빈 회장의 일본 출장이 수출 규제 이슈와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닌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자신의 행보가 외부로 노출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정치·외교적 사안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한국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한 대가로 중국의 무차별 보복을 당하는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2조 원에 달하는 큰 피해를 경험한 바 있다.

롯데그룹이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아직 남아 있어 불매운동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꼬리표를 떼기 위해 지주사를 세워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지분 99%가 일본 주주인 호텔롯데에 대한 상장이 늦춰지면서 일본기업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롯데그룹이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아직 남아 있어 불매운동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꼬리표'를 떼기 위해 지주사를 세워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지분 99%가 일본 주주인 호텔롯데에 대한 상장이 늦춰지면서 '일본기업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롯데그룹은 한일 갈등 상황에서의 '가교 역할 부담' 외에도 불매운동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자발적인 일본 제품 불매에 나선 가운데 '불매 대상'에 롯데가 포함돼 자칫 수익이 악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피해를 감수하고 사드 부지를 제공했을 당시 '애국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롯데그룹이 현재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과 관계없이 '일본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혀 여론의 뭇매를 맞는 동네북 신세가 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외쳐왔던 롯데그룹은 불매운동에는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명에 나서 자칫 논란을 키우기보단 최대한 흔들림을 줄이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일 갈등 장기화 조짐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롯데그룹 앞에 놓인 문제가 증폭될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불매운동과 관련한 비난 여론이 가중될 개연성이 크다. 궁극적으로 '일본기업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이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렵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10월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출범시켜 66개 계열사를 편입시키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했지만, 지분 99%가 일본 주주인 호텔롯데에 대한 상장이 늦춰지면서 여전히 '일본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은 사드 보복으로 호텔롯데의 중심인 면세점 사업이 타격을 받았고, 향후 이를 회복해야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호텔롯데의 2016년 시장 평가는 영업가치와 비영업가치를 더해 20조 원에 가까웠다. 면세점 실적이 부진한 지금은 4~5조 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한국인 직원 13만 명이 일하고, 법인세 1조5500억 원을 내는 한국기업이지만, 호텔롯데 상장 건으로 인해 일본 이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은 올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드 보복 이전 수준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상장 추진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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