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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리프트라이벌즈] '2전3기' 한국 LCK 만리장성 넘었다
입력: 2019.07.08 00:00 / 수정: 2019.07.08 00:00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주요 선수들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 리프트라이벌즈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김세정 기자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주요 선수들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 리프트라이벌즈'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김세정 기자

킹존·SKT·그리핀·담원 출전 LCK, 카서스 앞세워 중국 LPL 꺾고 리프트라이벌즈 첫 우승

[더팩트ㅣ장충체육관=이성락 기자] 2전3기. 한국을 대표하는 리그오브레전드(LoL·롤) 팀들이 3번째 도전 끝에 중국을 넘고 리프트라이벌즈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핵심 전력인 그리핀이 발목을 잡히긴 했으나, 다른 팀들이 중국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뽐내며 무난하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결승전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챔피언은 '정글 카서스'였다.

한국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4개 팀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 리프트라이벌즈'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중국(LPL)을 꺾고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LCK는 지난 2번의 리프트라이벌즈 대회에서 모두 LPL에 우승컵을 내줬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LCK 입장에서 이날 결승전은 3번째 도전이자 자존심 회복을 위한 설욕전이었다.

물론 경기를 앞두고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리프트라이벌즈 2회 준우승을 포함해 LCK는 최근 국제 대회에서 번번이 LPL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제 대회 성적만 놓고 봐도 LPL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은 중국 RNG가, 롤드컵은 중국 IG가 차지했다.

LCK는 도전자 입장에서 리프트라이벌즈 대회를 준비했다. 다행히 조별 예선 분위기는 좋았다. LCK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7승 1패를 기록해 결승전으로 직행했다. LCK는 결승전에 LPL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철저한 준비를 하는 등 우승에 대한 열망을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불태웠다.

이날 킹존드래곤X는 데프트 김혁규 이스리얼의 활약에 힘입어 LPL 강호 IG를 꺾었다. /김세정 기자
이날 킹존드래곤X는 '데프트' 김혁규 이스리얼의 활약에 힘입어 LPL 강호 IG를 꺾었다. /김세정 기자

우선 킹존드래곤X(킹존)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LPL에서 가장 강력한 팀인 IG를 상대로 카서스 정글을 뽑아 들며 자신감 넘치는 활약을 펼쳤다. 물론 경기 자체는 쉽지 않았다. IG의 강력한 라인전을 버티며 CS(크립 스코어)를 잘 받아먹은 뒤 한타 교전 때까지 힘을 키우는 게 핵심이었다.

결과적으로 킹존은 IG에 최소한의 포인트만 내줬다. 이후는 성장한 '커즈' 문우찬의 카서스와 '데프트' 김혁규의 이스리얼이 게임을 풀었다. 특히 '데프트'는 교전 때마다 엄청난 데미지 딜링을 보여주며 상대를 몰아냈다. 21분 '데프트'가 무리한 플레이로 잡히긴 했지만, 킹존은 오히려 이를 활용해 속도를 내며 따라오는 IG 챔피언을 차례대로 잡아내고 바론 버프까지 획득했다.

성장형 챔피언이 많았던 킹존이 바론 버프를 두르니 운영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데프트'의 공격적인 플레이 외에도 카서스의 진혼곡이 변수를 줄이는 데 활용됐다. 교전 때에는 카서스가 고통의 벽을 뿌린 뒤 이즈리얼과 코르키가 포킹 공격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28분 대치 상황에서 같은 방식으로 무차별 스킬을 뿌린 킹존은 각이 나오자 주저하지 않고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했고 IG 챔피언을 모두 잡아낸 뒤 LCK에 1승을 안겼다.

혼자 3만3000의 데미지를 상대에게 입힌 '데프트'는 "LCK 팀 중에서 우리가 가장 못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이겼으니 이후 출전하는 LCK 팀들도 충분히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우승을 확신했다.

SK텔레콤T1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 벤픽을 준비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SK텔레콤T1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 벤픽을 준비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2세트는 글로벌 인기 팀인 SK텔레콤T1(SKT T1)이 나섰다. SKT T1은 LPL 탑e스포츠를 상대로 '아트록스·엘리스·니코·칼리스타·노틸러스' 등 초반부터 교전에 강한 조합을 꺼내 들었다. 특히 '니코'를 플레이한 '페이커' 이상혁의 움직임이 좋았다. '페이커'는 탑·바텀 로밍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다른 라인에 힘을 보탰다.

SKT T1은 '니코·엘리스' 앞세워 조금씩 포인트를 따냈다. 교전 능력의 우위를 통해 드래곤과 전령을 획득한 뒤 상대 탑 케넨을 잡아내고 자연스럽게 타워를 철거했다. 이러한 좋은 흐름은 경기 중반까지 이어졌다. 20분 SKT T1은 골드 3000가량 벌리며 본격적인 날개 운영을 시작했다. 날개를 펼쳤다가 순식간에 접어 미드 1차 타워를 빠르게 철거하는 SKT T1 특유의 '속도 운영'도 유효했다.

물론 탑e스포츠의 한타 집중력이 나쁘지 않았다. 바론 둥지 주변 전투에서는 어그로 핑퐁이 이뤄지며 SKT T1에 위험한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래도 SKT T1은 '테디' 박진성의 칼리스타가 다가오는 그라가스를 끊어내며 바론으로 연결시키는 등 '슈퍼 플레이'를 통해 좋은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내상을 입은 탑e스포츠는 소위 '대박'만 노릴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SKT T1은 상대 케넨에 광역딜을 허용하는 등 치명적인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됐다. SKT T1은 경기 말미 오히려 자신들이 광역 스턴을 적중했다. '칸' 김동하의 아트록스에 시선이 쏠린 순간 '페이커' 니코가 점멸을 활용해 광역 스턴을 상대 3개 챔피언에게 적중, 에이스를 띄우며 2세트 경기를 마무리했다.

LCK 선수들이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LCK 선수들이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3세트는 삐끗했다. LCK는 최근 전력이 가장 좋은 그리핀을 앞세워 경기를 끝내려 했지만, 펀플러스 피닉스에 일격을 맞았다. LPL 리그 1위 팀인 펀플러스 피닉스는 미드 판테온을 과감하게 꺼내 들어 지속적으로 그리핀 바텀을 괴롭히는 전략을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3분 간격으로 4인 바텀 다이브를 노린 펀플러스 피닉스의 공격적인 플레이 앞에 안정감 있던 '바이퍼' 박도현·'리헨즈' 손시우 조합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13분 판테온의 바텀 2차 다이브 실패로 경기가 비벼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23분 화염 드래곤 앞 한타에서의 패배가 뼈아팠다. 대규모 한타 승리 후 바론 버프를 두른 펀플러스 피닉스는 억제기를 두드리며 속도를 높였고, 그리핀은 이를 제어할 힘을 갖추지 못했다.

4세트는 중국의 기세가 올라오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시작됐다. 한국의 대표는 담원게이밍(담원)이었다. 담원이 패할 경우 '승승패패패'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이 컸다. 더구나 담원은 인베이드 과정에서 '뉴클리어' 신정현의 카이사가 상대 JD게이밍에 킬을 내주는 등 좋지 않은 초반 분위기 속에 어려운 경기를 펼쳐나갔다.

힘들었던 4세트 분위기를 뒤집은 건 1세트 승리 카드였던 카서스였다. '캐니언' 김건부의 카서스는 중요한 순간마다 적절한 진혼곡을 통해 상대를 하나씩 빼먹는 등 확실한 보험 역할을 했다. 카서스의 성장에 JD게이밍은 유리한 상황에서도 쉽사리 진입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움직였다. JD게이밍의 발이 느려지자 담원의 에이스 '너구리' 장하권의 카밀이 날뛰기 시작했다.

LCK 팀 중 가장 경험이 부족한 담원게이밍은 첫 국제 대회에서 긴장하지 않고 놀라운 경기력을 보였다. /김세정 기자
LCK 팀 중 가장 경험이 부족한 담원게이밍은 첫 국제 대회에서 긴장하지 않고 놀라운 경기력을 보였다. /김세정 기자

담원은 카밀을 활용해 옆 라인을 흔드는 동시에 대치 상황에서 제이스·카이사로 적극적인 포킹 공격을 펼쳤다. 마무리는 카서스가 맡았다. 경기 말미 담원은 뛰어난 성장을 보인 카서스의 진혼곡으로 먼저 데미지를 입힌 뒤 그대로 상대 진영으로 돌진, JD게이밍에 기회를 주지 않고 25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했다.

이로써 LCK는 대회 시작 3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최근 엄청난 경기력으로 국제 대회를 휩쓴 LPL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더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페이커'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3년 동안 LCK가 우승을 못 하고 중국이 우승을 했다"며 "3년 만에 우승을 한 것과 4개 팀이 다 같이 힘을 모아 우승을 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성취감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유일하게 패배한 그리핀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향후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김대호 그리핀 감독은 "그리핀만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기쁘면서도 아쉽다"며 "앞으로 롤드컵 기회가 생긴다면 더 다듬어진 팀으로 거듭나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리프트라이벌즈에는 LCK 스프링 상위 4개 팀, LPL 스프링 상위 4개 팀, LMS(대만, 홍콩, 마카오)와 VCS(베트남) 스프링 우승·준우승팀 등 총 12개 팀이 출전했다. 리프트라이벌즈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팀들이 명예를 걸고 대결을 벌이는 '인접 지역 국가대항전' 형태의 대회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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