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토가 이달 코스닥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초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에 나서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플리토 제공 |
오는 17일 코스닥시장 진입…AI 스타트업 상장 물꼬 틀까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국내 유일 언어 빅데이터 전문 기업 플리토가 오는 17일 코스닥시장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2년 만에 첫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에 나서는 기업이 등장하자 상장 흥행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플리토는 이날까지 수요예측을 마친 뒤 오는 8~9일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9000~2만3000원으로 총 공모 주식수는 147만3486주다.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280억~339억 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지난 2012년 설립된 플리토는 언어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언어 빅데이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번역 애플리케이션 '플리토'를 운영 중이며 전문번역과 인공지능(AI) 기반의 번역까지 플랫폼을 확장했다.
AI 기술 진화에 필수적인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플리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173개 국가에서 25개국 언어를 지원하며 1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플리토의 번역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유저들이 생산한 언어 데이터 수만 해도 1억2000만 개를 넘어섰다.
플리토는 언어 데이터 생성·공급 과정에서 집단지성 방식을 활용, 수차례 데이터 감수를 진행해 낮은 비용으로 고품질 빅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 정제된 데이터를 보다 세분화한 뒤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텐센트 등 국내외 기업과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판매한다.
이를 통해 매출은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13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3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최근 3개년 연평균 60% 매출성장률을 나타냈다. 영업적자도 2016년 32억 원에서 지난해 17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플리토는 사업모델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오는 17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플리토 제공 |
플리토가 특히 IPO 시장에 나오며 크게 주목받는 데는 국내 최초로 등장한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 기업이기 때문이다. 사업모델 특례 상장은 지난 2017년 1월 도입됐으며 기술상장 특례가 바이오 기업에만 특화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사업성 항목'을 평가 기준으로 마련한 제도다.
시장매력도, 사업모델의 타당성 및 경쟁우위, 사업경쟁력 등을 심사하며 플리토는 이러한 사업모델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향후 언어 데이터 수집 채널 다각화를 통한 데이터 경쟁력 강화, 다양한 산업 내 고객사 확보, 해외 진출 확대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이번 IPO를 통해 언어 빅데이터 수집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 영역에 진출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높여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는 '언어 빅데이터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계번역기, 챗봇, AI 스피커 및 음성비서, 자율주행차 등 언어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장이 확장되면서 플리토가 보유한 언어 빅데이터의 수요층도 크게 늘고 있어 전방시장 성장에 따른 구조적 성장이 예견된다는 시장의 분석도 존재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플리토가 고품질 언어 빅데이터를 축적해 제공·판매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각 상황을 인식하고 이에 부합하는 정확한 행동을 하기 위한 데이터의 질적 요소가 부각돼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보유했는지가 AI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이에 플리토가 보유한 언어 데이터의 수요 증가와 함께 꾸준한 가치 상승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감리원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경쟁사의 언어 데이터 정확도가 약 90% 전후에 그친 반면, 플리토의 언어 데이터 정확도는 99.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높은 정확도는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방대한 양의 생산 데이터는 텍스트 및 관련 음성과 이미지까지 플리토에 데이터가 귀속되고 있으며, 데이터 생산량 역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며 대표 다국어 플랫폼으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증권신고서(추정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언어 데이터 및 플랫폼의 지속 성장 특히 음성·이미지 데이터의 매출 본격화로 2020년 영업수익(매출액) 136억 원, 영업이익 38억 원, 2021년 영업수익은 270억 원, 영업이익 131억 원을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예상순이익 기준 공모희망가는 2020년 PER 31.4~38.0배, 2021년 PER 8.9~10.8배 수준"이라며 "또 기술성장특례 사업모델기업으로서는 첫 사례로 코스닥에 상장된다는 주요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