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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기업 총수 회동 성사 여부 '촉각' 그룹별 온도 차 '뚜렷'
입력: 2019.06.28 12:11 / 수정: 2019.06.28 12:12
재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이튿날인 30일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초청해 회동을 갖는다. /더팩트 DB
재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이튿날인 30일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초청해 회동을 갖는다. /더팩트 DB

트럼프 만나는 5대 그룹 총수 '대응 메뉴얼 짜기' 고심

[더팩트 | 서재근 기자] 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0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초청, 별도 회동을 가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재계 안팎에서 미중 무역 전쟁과 관련한 '노선 정리'를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이튿날인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경제단체장으로 활동 중인 허창수 GS그룹 회장(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10여 명의 기업인과 회동을 갖는다.

이번 회동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관계자를 제외, 국내 기업인과 별도의 일정으로 만나는 첫 사례가 된다. 주요 그룹 관계자들은 총수들의 일정과 관련해 하나같이 "회동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실제로 누구를 초청했는지 여부를 비롯해 아무것도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해 최근 불안한 국제 정세를 고려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협조 요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단순한 대미투자 요청을 넘어 미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화웨이 봉쇄 전략'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과 같은 정부 채널이 아닌 '민간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 전달'이라는 상징성만으로도 각 기업에서 느끼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으로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을 떠안았던 전례 역시 국내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실제로 사드 배치 이후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2017년 한 해만 무려 1조2000억 원(추산치)의 매출 피해를 떠안고 지난해 9월을 현지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고, LG화학과 삼성 SDI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3년째 현지 보조금 지원 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미국과 공조하는 제스처를 내비칠 경우 국내 기업을 향한 중국 정부의 제2, 제3의 무역 보복이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대미 투자 현황 및 상호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대미 투자 현황 및 상호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롯데그룹 제공

주요 그룹별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의 '반(反) 화웨이 캠페인'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사업자인 화웨이와 격차를 벌리며 시장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동시에 반도체 주요 거래선의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최근 신흥국 선점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양축을 맡고 있는 '빅 마켓'이라는 점에서 어느 한쪽의 지원군을 자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그룹 역시 이동통신 계열사 LG유플러스가 화웨이 통신장비를 채택하면서 화웨이 사태에 따른 사업 차질 우려가 확산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롯데그룹은 '불안'보다 '안도'하는 분위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에탄크래커 공장에 3조6000억 원 규모의 '통 큰' 투자를 계기로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상호 협력 의지를 다진 바 있는 만큼 대미 투자 요구에 대한 부담을 이미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5대 그룹 관계자는 "기업 총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회동을 가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만일 29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으로 무역전쟁 수위가 더 높아지는 상황에 치달을 경우 국내 기업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 대상으로 거론되는 그룹 모두 미국은 물론 중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중국의 노골적인 무역 보복으로 이미 곤욕을 치른 바 있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기업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확실한 노선정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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