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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르노삼성, 노조 내부서도 '명분 잃은' 전면 파업에 '냉가슴'
입력: 2019.06.07 00:00 / 수정: 2019.06.07 00:00
르노삼성 노조가 지난 5일 단행한 전면 파업 결정과 관련해 절반에 달하는 조합원이 파업에 불참하는 등 노노 갈등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 노조가 지난 5일 단행한 전면 파업 결정과 관련해 절반에 달하는 조합원이 파업에 불참하는 등 '노노 갈등'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 '명분' 잃은 노조 파업에 늘어나는 주름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면 파업'이라는 강수를 둔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 노조를 향한 업계 안팎의 시선이 싸늘하다.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두고 회사 측과 1년여 가까이 기 싸움을 벌이는 사이 60차례가 넘는 부분파업 등으로 수천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 것도 모자라 이번 전면 파업 결정에 절반에 달하는 조합원이 파업 불참을 선언하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염분을 잃어버린 생떼 쓰기"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7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는 지난 5일 오후 5시 45분을 기점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이틀에 걸쳐 실무급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임단협 재협상 일정에 관해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회사 측에 기본급 인상을 비롯한 수정안을 내놓으라며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르노삼성 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00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러나 노조 측의 이 같은 결정에도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절반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강성 집행부가 던진 강수에 반발해 생산라인에 남아 다음날까지 공장 가동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강경 노조의 파업이 그간 국내 완성차 업계에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왔지만, 조합원 내부 반발로 공장 가동이 지속한 것은 사실상 첫 사례나 다름없다.

르노삼성 측에서도 "노조 강성 집행부가 전면 파업 지침을 내려 일부 노조원들의 이탈 인력이 발생했지만, 파업 참여율이 매우 저조한 데다 파업에 대한 일반 노조원들의 지지 역시 높지 않은 상황이다"며 "회사는 현재 라인에 있는 파업불참 노조원들과 함께 생산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국내 제조업 파업에 유례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노사 갈등이 1년 가까이 지속하면서 실적 반등의 열쇠로 꼽히는 신차 물량 배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르노삼성 노사 갈등이 1년 가까이 지속하면서 실적 반등의 열쇠로 꼽히는 신차 물량 배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례 없는 '노노 갈등' 양상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회사 '존폐 위기'까지 거론될 만큼 심각해진 르노삼성의 위기 상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직면한 위기 상황에 대한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들 간 인식 차이가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노조 내부에서조차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용 없는' 전면 파업은 되레 노조 내부의 불화만 키우는 역효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르노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노조 측이 협상 과정에서 벌인 62차례에 달하는 부분파업으로 3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평균 15~40%에 가까운 납품 물량 감소 등에 따른 부산지역 협력사들의 경제적 손실까지 더하면 그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르노삼성이 최근 내놓은 판매 성적표에서도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르노삼성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내수 6130대, 수출 8098대 등 모두 1만4228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내수는 16.5%, 수출은 7.5% 줄어든 수치로 전체적으로는 11.6% 줄었다. 올해 1∼5월 누적 실적은 3만821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5.6% 급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의 '전면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으면서 반등의 유일한 열쇠로 꼽히는 신차 물량 배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에 수출하는 닛산 '로그'의 생산 물량도 오는 9월이면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된다.

그만큼 르노삼성으로서는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 수출용 물량 배정이 절실할 수밖에 없지만, 1년째 지속하는 노사 갈등에 전면 파업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르노그룹이 신차 생산 기지로 부산공장을 낙점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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