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빅4' 캐피탈사(현대·KB·아주·롯데) 가운데 KB캐피탈의 연체율은 1.96%로 전 분기 대비 상승폭이 가장 컸다. /더팩트 DB |
'위기를 기회로' DSR규제 장벽에 대응책 모색 '적극'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빅4' 캐피탈사(현대·KB·아주·롯데)의 연체율에 경고음이 켜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KB캐피탈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산규모 기준 '빅4'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1.92%다. 평균 상승폭은 전년 동기 대비 0.13%p, 전 분기보다는 0.15%p 상승했다.
연체율별로 보면 롯데캐피탈(2.07%), 현대캐피탈(2.04%), KB캐피탈(1.96%), 아주캐피탈(1.63%) 순이다. 다만 연체율 상승폭은 전 분기 대비 KB캐피탈이 0.31%p 늘어나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아주캐피탈과 롯데캐피탈도 각각 0.22%p, 0.17%p 올랐다. 현대캐피탈만 유일하게 0.2%p 하락하며 여신건전성이 개선됐다. 대부분의 대형 캐피탈사의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경기 악화에 따른 취약 차주들의 대출 상환 여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특히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캐피탈사들이 저신용 차주 비중이 높은 중고차 금융을 확대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다.
KB캐피탈은 지난 2016년 'KB차차차'를 출시한 후 자동차금융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KB캐피탈 제공 |
지난 2015년부터 연평균 40%대의 고속성장률을 보이던 KB캐피탈의 경우 연체율 상승폭이 확대돼 타격이 더욱 컸다. KB캐피탈은 지난 2016년 쌍용자동차와 함께 전속 할부금융사 SY오토캐피탈을 설립하고 모바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출시했다.
연체율 상승으로 여신건정성이 악화된데 이어 순이익도 감소하면서 KB캐피탈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앞서 KB캐피탈의 순이익은 중고차 금융 활성화로 지난 2015년(631억 원)에서 2017년(1204억 원)으로 2년 사이 약 2배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순이익 1134억 원에 이어 올해 1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3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이에 대해 KB캐피탈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자동차금융에 있어서 은행이나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진출이 이뤄져 경쟁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체율이 늘어나는 등 캐피탈사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오는 17일부터는 제2금융권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도입돼 채무자의 대출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업계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가계대출 취급 여력이 위축됨에 따라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대다수의 캐피탈사는 향후 사업 구도에 대해 당국의 기조에 맞춰 나가야겠지만 아직 규제가 정식 도입되지 않은 만큼 "우선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KB캐피탈 관계자는 "DSR 규제가 도입되면 자동차금융에 있어 수입차 등 고가 차량 구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차차' 거래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시에 수익성 하락에 대한 염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금융에 있어서 아직은 실적이 미비하지만 향후 강화하고 자동차금융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전략적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DSR 규제가 캐피탈업계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체에 해당되는 만큼 정부의 기조에 맞춰 안정적이고 보수적으로 추후 힘을 줘야 할 사업 분야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