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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주객전도' 명인제약…'주식 투자' 열중 까닭은?
입력: 2019.05.13 06:00 / 수정: 2019.05.13 06:00
알짜배기 제약사로 평가받는 명인제약이 연구개발보다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어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은 더팩트 취재진이 지난 2017년 2월 9일 명인제약 본사 앞에서 이행명(오른쪽) 회장에게 직격 인터뷰를 하는 모습. /더팩트 DB
알짜배기 제약사로 평가받는 명인제약이 연구개발보다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어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은 '더팩트' 취재진이 지난 2017년 2월 9일 명인제약 본사 앞에서 이행명(오른쪽) 회장에게 직격 인터뷰를 하는 모습. /더팩트 DB

선순환 구조는 "글쎄"…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중 5% 불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제약 회사인가, 투자 회사인가.

잇몸 보조치료제 '이가탄', 변비약 '메이킨', 종합감기약 '콜그린' 등 일반의약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 명인제약이 건실한 제약 회사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본업인 의약품 개발 못지않게 주식 투자에도 열중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더팩트> 취재 결과 명인제약은 주식 투자에 연구개발비와 버금가는 자금을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제약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비가 주식 투자 금액과 맞먹는 현실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명인제약은 이행명 회장이 1988년에 설립했다. 현재 약 100여 종의 의약품을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제약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생산·판매하고 있다. 명인제약의 경우 비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간판 일반의약품과 만성질환 및 중추신경계(CNS) 전문의약품이 꾸준하게 실적을 내며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약10%)보다 높은 31.91%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15.62%의 낮은 부채 비율로 시장에서는 알짜배기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지난해 GC녹십자 주식 30억 원 매수, 지분 0.16% 보유...다른 주식도 투자 중

최근 중견 제약사 명인제약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는 대목은 기술수출 등의 낭보가 아닌 '주식 투자'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GC녹십자 주식 30억 원어치를 매수하는 등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명인제약은 지난해 말 29억3000만 원 규모의 GC녹십자 주식을 매입해 GC녹십자 지분 0.16%를 보유 중이다. GC녹십자 주식 매입을 장기투자자산으로 표시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투자자산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명인제약의 관계자는 지난 8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GC녹십자의 주식을 매입한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동종업계의 리딩기업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업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회사 여유자금으로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인제약은 주식 투자와 관련해 업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명인제약이 현재 입주해 있는 서초동 명인빌딩은 총 3323㎡ 부지에 지하1층~지상4층 건물. /서초동=정소양 기자
명인제약은 주식 투자와 관련해 "업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명인제약이 현재 입주해 있는 서초동 명인빌딩은 총 3323㎡ 부지에 지하1층~지상4층 건물. /서초동=정소양 기자

그러나 명인제약은 GC녹십자 주식 이외에도 2018년 말 기준 장기투자자산 중 상장 주식으로 제이티비씨 주식도 0.8%(90만주) 보유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지난 2011년 제이티비씨 주식 30억 원어치(60만주)를 매입했다. 이후 2013년 추가로 15억 원어치(30만주)를 더 매입해 현재 45억 원어치(90만주) 주식을 보유 중이다. 비상장 주식으로는 10여년 전부터 보유해 온 대한약품공업협동조합 지분 2.53%(2640만 원)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명인제약이 주식 취득을 위해 사용한 자금만 74억6003만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명인제약이 연구개발에 투자한 87억 원과 단 7억 원 차이에 불과하다.

명인제약이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과거 주식투자로 수익을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명인제약은 환인제약 주식 투자로 원금의 두 배가 넘는 수익률을 냈으며, 당시 약 70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명인제약은 지난 2012년 환인제약 지분의 5%에 해당하는 주식 92만주 가량을 59억 원에 매입했다. 그해 말 환인제약 주가가 오르면서 해당 자산이 78억 원으로 가치가 불었으며 2015년 말에는 130억 원까지 성장했다. 명인제약은 2016년 해당 주식의 절반(장부가 30억 원)을 팔았다. 이때 약 30억 원 차익을 남긴것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주식은 2017년 모두 매도해 추가로 40억 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또한 지난 2015년에는 대웅제약의 주식 1만4186주를 9억9991만 원에 취득했으며 1년이 채 되지 않아서 10억862만 원에 전부 팔았다.

명인제약의 '주식 투자'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다수의 제약사들도 주식 투자에 발을 들여놓기도 한다. 제약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제약사의 주식 투자는 순수하게 수익을 위해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와 바이오벤처기업 지분 투자로 나누어진다.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것은 오픈이노베이션 영역으로 현재 회사가 부족한 부분을 벤처기업에 맡기는 것이다. 향후 투자한 회사와 사업적으로 연동할 수 있다. 이 관계자의 설명을 바탕으로 살펴볼 때 명인제약은 순수하게 주식을 투자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명인제약이 지난해 GC녹십자의 주식 30억 원 어치를 매수했다. 2018년 감사보고서 중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매도가능증권의 내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명인제약이 지난해 GC녹십자의 주식 30억 원 어치를 매수했다. 2018년 감사보고서 중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매도가능증권의 내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연구개발비는 87억 원, 매출액 5% 수준...경쟁 제약회사에 비해 '절반 이하'

다만, 업계는 이후 명인제약의 수익금이 '연구개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실제로 명인제약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1705억 원, 영업이익 544억 원, 당기순이익 423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87억 원가량으로 매출액의 약 5% 수준에 그쳤다. 2016년에는 1479억 원 매출액 대비 4.44%인 65억7655만 원을, 2017년에는 1562억 원 매출액 대비 5.92%인 92억5237만 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반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구개발에 1929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이 19%에 달한다. 대웅제약 13.1%, 종근당 12.1%, GC녹십자 11% 등 상위제약사들은 모두 투자비율을 늘려가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중견 제약사들 역시 연구개발 투자 비용을 늘려가는 추세다. 명인제약과 매출액 수준이 비슷한 중견제약사 일양약품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3.9%로 끌어올렸다. 일양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864억2300만 원이며, 연구개발 투자비용은 259억5072만 원이다.

더욱이 명인제약은 환인제약 투자 이후로 주식 투자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명인제약은 지난 2011년 제이티비씨 주식 30억 원어치(60만주)를 매입했다. 이후 2013년 추가로 15억 원어치(30만주)를 더 매입해 현재 45억 원어치(90만주) 주식을 보유 중이다. 그러나 2018년 말 기준 명인제약이 보유한 제이티비씨의 장부가액은 12억7170만 원으로 급락했다. 또한 GC녹십자 주식 역시 29억3363만 원에 매입했지만 2018년 말에는 24억801만 원으로 가치가 하락했다. 대한약품공업협동조합은 상장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변동이 없다.

명인제약이 주식 투자로 총74억6003만 원을 사용했지만 2018년 말 이들의 가치는 37억611만 원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명인제약의 감사보고서는 2017년까지 인덕회계법인에서 담당했지만 지난해 안진회계법인으로 바뀌면서 작성 방식이 달라졌다. 왼쪽은 2018년 감사보고서로 연구개발비가 경상개발비와 시험연구비로 나뉘어 표기됐다. 오른쪽은 2017년 감사보고서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명인제약의 '감사보고서'는 2017년까지 인덕회계법인에서 담당했지만 지난해 안진회계법인으로 바뀌면서 작성 방식이 달라졌다. 왼쪽은 2018년 감사보고서로 연구개발비가 경상개발비와 시험연구비로 나뉘어 표기됐다. 오른쪽은 2017년 감사보고서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제약업계에서 부동산·상장사 주식 등에 투자를 하는 경우는 연구개발비를 축적하기 위함"이라며 "재무가 건전해야 연구개발에 더욱 힘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명인제약의 경우 투자로 벌어들이는 수익금이 연구개발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뿐더러 투자 성적 역시 좋지 않다"며 "업계에서는 명인제약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식 투자 수익금, 연구개발비로 이어지지 않아 문제"

이와 관련 명인제약 관계자는 "특별히 다른 목적으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투자를 한 것이니 수익이 나야하는 것은 정상이지만,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제약업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주식투자로 수익을 얻고자했다면 더 많은 금액을 가지고 투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인제약은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입장에도 선을 그었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부동산 투자의 경우도 사옥 이전을 위한 것으로 별다른 투자의 목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초 구입 조건대로라면 심평원에서 2018년 12월 말까지 사옥을 비워주었어야 하지만 2청사 준공이 늦어져 1년 연기가 된 것"이라며 "원래 올해 이전을 했어야 했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공기업이다보니 우리(명인제약)까지 이전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내년에 사옥을 이전할 예정이다. 수익잉여금이 연구개발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이행명 회장은 심평원 건물·토지 매입과 관련해 <더팩트>에 "서초구 일대에 1200평 규모의 반듯한 대지가 드물어서 오래전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옥에 관심이 많았다"며 "번듯한 본사 사옥을 마련하기 위한 중장기적 투자"라고 밝혔다.

명인제약은 지난 2015년 서울 서초구 심평원 사옥을 938억 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명인제약은 감정가 898억 원보다 40억 원 높은 최고가를 제시해 심평원 토지와 건물을 확보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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