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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靑 앞에 선 간호사들 호소…"이게 文정부 노동 존중이냐"
입력: 2019.05.10 00:03 / 수정: 2019.05.10 00:03
9일 청와대 앞에 간호사들이 모여 잇단 간호사들의 죽음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간호사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효자동=이민주 기자
9일 청와대 앞에 간호사들이 모여 잇단 간호사들의 죽음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간호사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효자동=이민주 기자

'간호사 사망 사과 촉구 및 노동환경 개선' 기자회견 열고 정부에 책임 물어

[더팩트ㅣ효자동=이민주 기자] 9일 청와대 앞에 간호사들이 모였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투신한 서울아산병원 소속 故(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고용노동부 장관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이들은 간호사가 자살에 이를 수밖에 없는 현재의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비극이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부터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박선욱 공대위)'는 9일 청와대 사랑채에 모여 고용노동부 장관 공개질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간호사 살인기업 처벌하라.", "간호사의 열악한 노동환경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라.", "서울아산병원은 고용노동부의 명령을 이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아산병원 소속 신규 간호사였던 故 박선욱 씨는 지난해 2월 설 연휴 중 병원 인근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따로 발견되지 않았으나, 고인의 남자친구는 간호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인 이른바 ‘태움’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태움’이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의 병원 내 괴롭힘을 말한다.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 이후에도 서울의료원 故 서지윤 간호사 등 4명의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 업무 과중으로 사망했다. 이날 박선욱 공대위는 이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간호사 사망 사건이 많다며 간호사 노동환경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용노동부가 나서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욱 공대위는 "서울아산병원은 직원이 죽어나가도 침묵하는 곳이다. 사건으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반성의 기미조차 없다"며 "핑계를 대며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하지 않는 고용노동부는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해당 병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 존중이냐. 문 정부는 집권 이후 사회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고 자화자찬하지만 노동의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문 정부는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故 박선욱 간호사 유가족의 요구에 성실히 답하고 살인기업을 단죄하라. 이것이 최선의 산업재해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현직 간호사는 지난해 신규 간호사가 태움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병원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그대로라고 주장했다. 故 박선욱 간호사의 이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울아산병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효자동=이민주 기자
서울아산병원 현직 간호사는 지난해 신규 간호사가 태움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병원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그대로라고 주장했다. 故 박선욱 간호사의 이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울아산병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효자동=이민주 기자

서울아산병원 현직 간호사도 고인의 죽음에도 변하지 않는 서울아산병원의 노동환경을 지적하며 간호사 확충을 촉구했다. 박선욱 공대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고인의 죽음 이후 시위, 집회에 참여한 간호사를 징계하겠다는 내용의 교육을 실시했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A씨는 "고인의 죽음 이후 교육간호사가 신설됐지만 그마저도 두 팀당 한 명의 간호사를 추가 배치한 것에 그치고 있다. 실질적인 간호인력 확충이 중요하지만 여전히 간호사가 충원되지 않는다"며 "환자의 안녕과 국민의 건강권 수호를 위해 간호사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 간호사도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故 박선욱 간호사의 유족도 사과하지 않는 서울아산병원의 행태를 지적하며 눈물을 보였다.

자신을 고인의 이모라고 소개한 B씨는 "선욱이의 죽음 이후 많은 이들이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으나, 여전히 간호사들은 수당도 주어지지 않는 장시간 연장근로를 한다. 식사, 화장실 갈 시간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간호사라는 이름 아래 이들이 겪는 아픔을 언제까지 외면할 거냐"고 말했다. 이어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로 선욱이가 사망한 것이 분명해졌음에도 서울아산병원은 고인과 유가족에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며 "선욱이를 벼랑으로 밀어 넣어놓고, 고인을 농락하는 망발을 일삼는 서울아산병원의 행태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냐"며 울먹였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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