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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M&A 아닌 자회사 흡수합병 검토중인 이유
입력: 2019.04.25 13:15 / 수정: 2019.04.25 13:15
롯데케미칼이 90%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해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팩트 DB
롯데케미칼이 90%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해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팩트 DB

무리한 외연 확대보다 사업 효율 극대화를 통한 내실 다지기 집중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롯데케미칼이 올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돌입할 모양새다. 당초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다각화로 불황을 극복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 달리, 최근 자회사 흡수합병으로 사업 극대화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롯데첨단소재는 지분 구조상 롯데케미칼의 90% 자회사로 합병 작업에 큰 무리가 없다. 오는 5월 이사회에서 결의가 되면 연내 합병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단 나머지 10%는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어 양 사의 논의가 필요하다.

당초 롯데케미칼은 최근 2~3년간 슈퍼사이클을 탔던 석유화학업종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사이클이 꺾이자 적극적인 M&A 전략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려 했다. 과거 그룹 내 크고 작은 M&A를 전담했던 임병연 롯데케미칼 부사장이 새롭게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향후 5년 간 20조 원 가량을 롯데케미칼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넉넉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5년 삼성그룹 화학계열사(롯데첨단소재·롯데정밀화학·롯데비피화학)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전력도 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자회사 흡수합병을 검토하며 노선을 변경했다. 무리하게 몸집을 키우는 것보다 내부적인 효율성에 힘을 싣는 것이 불황 대처에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 대표는 올초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 후 기자와 만나 "M&A 등 조직 구조 개편보다는 내실 다지기가 먼저"라며 "지금 업황이 다운사이클로 접어드는 모습이기 때문에 연구개발과 투자 등을 통해 회사를 탄탄하게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자회사의 흡수합병을 검토하는 이유에 대해 비용 절감효과 차원으로 보고 있다. 롯데첨단소재가 합성수지(PE)나 인조대리석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런 제품들의 원재료 60% 가량을 롯데케미칼에서 떼오고 있다.

이에 양 사가 같은 법인에서 같은 작업을 진행하면 불필요한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올초 롯데첨단소재가 터키 인조대리석 제조업체인 벨렌코를 인수할 만큼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케미칼이 영위하는 에틸렌 등 기초화학제품의 수요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첨단소재는 올초 터키 인조대리석 제조업체 벨렌코를 인수하며 연간 약 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해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사진은 벨렌코의 공정 라인.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첨단소재는 올초 터키 인조대리석 제조업체 벨렌코를 인수하며 연간 약 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해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사진은 벨렌코의 공정 라인. /롯데케미칼 제공

또한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는 점도 자회사 합병 검토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오랜 라이벌인 LG화학에게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양 사의 영업이익은 업종 불황 탓에 모두 감소세를 보였지만 롯데케미칼은 2017년보다 32.8% 줄어든 1조9674억 원이었고, LG화학은 같은 기간 23.3% 감소한 2조2461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LG화학에 왕좌를 내준 이유에 대해 업계는 양 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차이를 주목한다. 롯데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전통적 석유화학산업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지난해 불황에 큰 영향을 받은 반면, LG화학이 석유화학산업 외에 기초 소재,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사업영역을 넓힌 탓에 비교적 불황에 유동적인 대처가 가능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롯데케미칼과 롯데첨단소재가 합병하게 되면 연간 매출 20조 원에 달하는 거대 화학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규모도 연 2조 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6조5450억 원에 영업이익 1조9674억 원을, 롯데첨단소재는 같은 기간 매출 3조706억 원에 2357억 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는 탄탄하지만 올해 미국 에탄분해시설(ECC) 공장과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프로젝트 등 굵직한 해외 사업부터 여수 폴리카보네이트(PC)공장, 울산 메타자일렌(MeX) 공장, 현대케미칼 대산공장 설비가 남아있는 등 무리한 외연 확대에 부담이 따를 수 있는 상황이다"며 "우선 사업이 맞아 떨어지는 양 사간 합병을 통해 사업 효율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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