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굴착기 시장은 전년 대비 9.1%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
그룹사 리스크 등 내부 여건은 '아쉬워'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두산그룹의 핵심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가 거듭된 호실적과 밝은 전망에도 그룹사 리스크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5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는 연결기준 매출 7조7301억 원, 영업이익 848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7.7%, 영업이익은 28.4% 늘어났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성장에 힘입어 두산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159억 원을 기록,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
최근 3년간 호실적을 거듭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조3145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쌓았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전망도 밝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데 현지 시장이 호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재정 지출 확대로 경기 부양의지 밝힌 가운데 인프라 심의기간 축소 등으로 시장 호조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중국 굴착기 시장은 전년 대비 9.1% 성장한 20만 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중국시장 점유율 8.5%로 가정할 때 올해 약 1만7000대 판매가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의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472억 원, 영업이익 2412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매출액 2조1164억 원에 부합하며 영업이익 2340억 원보다 3.1%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은 두산인프라코어에 우호적인 반면, 내부 상황이 아쉽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매출액을 전년보다 6.1% 많은 8조2000억 원, 영업이익은 6.2% 낮춘 7955억 원, 영업이익률 1.3%포인트 줄인 9.7%로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았다.
이 연구원은 "그룹사의 재무위험 부각 이슈 등으로 시장이나 실적과 비교해 내부 여건이 아쉽다"라고 평가했다.
해외시장 호재에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 상승은 더딘 모습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5일 종가 기준 7620원이다. 연중 최고치인 8900원과 비교하면 14.4%가량 줄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5518억 원을 기록하며 경영난에 빠져있다. /더팩트 DB |
두산인프라코어의 상위회사인 두산중공업의 리스크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8%를 들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적자를 내고 있는 두산건설에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불렀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5000억 원의 유상증자와 3500억 원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을 통해 85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면서 3000억 원은 두산건설이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투입된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5518억 원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실적과 유상증자 등이 그룹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재무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리스크가 지속해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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