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송금 어플리케이션 토스가 '글로벌 챌린저 뱅크'로의 방향성을 토대로 인터넷은행 인가전을 완수할 계획을 표방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
토스뱅크, '혁신성' 장점이나 자본 여력 우려…방향성 맞으면 주주 늘릴 수도
[더팩트|이지선 기자] 모바일 간편송금 어플리케이션 토스가 주도해 꾸려진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이 좌초 위기를 맞았지만 인가전 완주를 표방했다. 전통 금융사들이 불참의사를 밝힌 가운데 새로운 '챌린저 뱅크'를 표방하고 나서며 혁신을 강조했다.
토스는 25일 자사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글로벌 챌린저 뱅크 형태로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1일 신한금융지주가 사업 방향과 사업모델에 대한 이견으로 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한 이후 다른 구성원들도 속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사업 방향을 확정하면서 인터넷은행 인가전 완주 의사를 밝힌 것이다.
챌린저뱅크는 기존 대형 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2009년 영국을 중심으로 출현한 형태의 은행으로, 애초에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한 취지에 걸맞은 사례다. 특히 모바일,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은행으로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금융 시장 혁신에 중점을 두고 기존 은행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않은 틈새 영역을 전문화하고, 새로운 시대의 고객이 원하는 혁신적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신한금융과 현대해상 등 전통 금융사들이 발을 빼기로 한 만큼 스타트업이라는 토스의 정체성을 살려 이러한 방향을 내세운 셈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챌린저뱅크인 영국의 몬조(Monzo)·레볼루트(Revolut)와 브라질의 누뱅크(Nubank)도 토스와 유사하게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고객 기반을 구축한 후 은행 라이센스를 취득해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성공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
토스뱅크는 토스가 67%의 지분을 확보하고 금융 주력자 지위로 컨소시엄을 이끌 예정이며, 유니콘 기업 투자사인 알토스 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이 각각 9%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외에도 한국전자인증은 4%, 무신사는 2%의 지분을 가지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기업으로 구성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본 조달 능력 등을 우려하는 한편 금융 당국이 혁신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겠다고 한 만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더팩트DB |
다만 업계에서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대형금융지주 등의 자본력을 갖춘 구성원이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재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주주들이 대부분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은행이 출범하고 나면 바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자본 여력이 중요한데 대형 금융사나 대기업 없이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것이다. 현재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 3년차에 돌입했지만 아직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자본 여력 등은 조달 방안 등이 마련된 상태며 인터넷뱅크 인가 및 운영을 하기에는 충분한 상태"라며 "글로벌 벤처 캐피탈 등에서도 토스은행에 투자를 확정하고 있어 걱정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토스 측은 예비인가 신청 이후로도 주주 참여사가 있다면 토스의 지분을 나누는 형태로 더 보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인가전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선보이겠다고 표방하면서 이번 인가전에서는 1000점 만점 가운데 혁신성에 350점의 비중을 두고 가장 중요하게 들여다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본금과 자금조달방안이나 대주주 및 대주주 구성계획 등은 각각 100점의 배점을 뒀다.
토스 이승건 대표는 "토스는 또 하나의 인터넷은행을 만드는 것이 아닌 변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지난 4년간 토스를 통해 중명했든 기존 사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장기적으로 금융 시장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