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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행의 소비자시대] 바닥 경기를 살려야 문재인 정부가 산다
입력: 2019.03.23 00:01 / 수정: 2019.03.23 00:01
경기가 둔화되면서 시장 상인들과 영세 서민들의 지갑 사정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시중에 돈이 돌아야 경기가 살아날 수 있는 만큼 바닥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더팩트 DB
경기가 둔화되면서 시장 상인들과 영세 서민들의 지갑 사정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시중에 돈이 돌아야 경기가 살아날 수 있는 만큼 바닥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더팩트 DB

영세 서민 위한 일자리 창출·대기업 투자 활성화 끌어내야

[더팩트|조연행 칼럼니스트] "IMF 때보다 더하다, 손님 구경하기가 더 힘들다, 돈이 안 돈다, 세 집 건너 한 점포는 내놨다, 무권리금 임대를 준다." 요즘 시장상인들이 주고 받는 말들이다.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불황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경복궁 서촌은 옛날 금천교 시장이 세종음식문화거리로 이름을 바꿔달고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주중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퇴근 후 한 잔 하는 장소로 사랑받고, 젊은 대학생들이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붐비는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평당 1000만 원이 넘던 바닥 권리금도 거의 사라지고 있다. 빈 가게도 늘고 있고 임대라고 써붙인 가게도 많다. 점포들이 장사가 안 되는 것은 한꺼번에 월세를 3배 올린 '궁중족발' 가맹점과 같은 임대료 때문도 아니고, 대기업들이 상권을 장악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때문도 아니다. 점주들은 지난해도 장사가 안 됐지만 올해는 더 심해 30% 이상 매상이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한다.

하루 매출 1000만 원 이상을 올리던 맛집 점포가 수두룩 했던 이곳이 이 정도면 다른 시장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이 전국적으로 장사가 안 된다는 이야기다. 소상인뿐만 아니라, 제조업체 사장은 물건이 안 팔리고 기술자들은 일거리가 없다고 하소연 한다. 이들은 한마디로 "잘 안 된다, 죽겠다"라는 말들 뿐이다. 말 그대로 바닥 경기가 죽어, 이러다가는 '경제 민란'이 일어날까 우려될 정도다.

반면 대기업은 장사가 잘 된다. 국내 10대 기업 매출 규모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50%인 절반에 가깝다. 반면, 미국·일본은 우리나라의 4분의 1도 안 된다. 미국 상위 10대 기업의 GDP 대비 매출 비중은 11.8%, 일본은 24.6%다. 우리나라 경제의 대기업 편중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다. 2017년 매출 기준 국내 상위 10대 기업의 매출액을 합산한 결과 6778억 달러로 국내 GDP 1조5308억 달러의 44.3%를 점유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7년 매출액 2242억 달러, GDP대비 규모 14.6%를 차지하고 매년 비중도 커지고 있다. 반면 미국의 1위 월마트는 매출액 5003억 달러로 2.6%에 불과하고, 일본은 도요타 자동차가 2767억 달러로 5.7%에 불과했다. 매년 대기업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 대기업들은 돈을 안 풀고 곳간에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95개)들의 2018년 현금 보유액이 250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의 221조 원보다 12.2%(27.8조 원)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1위 삼성그룹은 125조 원으로 전년도보다 22.6%(24조 원)나 많은 금액을 곳간에 쌓아뒀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 현금보유액이 1년 전보다 24.7%(20.6조 원) 증가한 104조 원을 점유했다.

정부가 아무리 투자를 강요해도 기업들은 정부의 출자규제 강화,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을 핑계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설비투자지수는 16.6% 감소하며 전월(-14.9%)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됐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감소폭이 확대되고 투자 둔화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도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 측면의 경기도 둔화되고 있다. 좀처럼 경기는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영세중공업자나 소상공인들은 극심한 불경기를 지내는 한편 대기업이나 부자들은 호황을 누린다. 경기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바닥 경기 둔화의 요인이다. 소득이 일정하지 못 하니 가계 부채도 누증되고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된다. /더팩트 DB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바닥 경기 둔화의 요인이다. 소득이 일정하지 못 하니 가계 부채도 누증되고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된다. /더팩트 DB

한편으로는 최저임금이 올라 영세 중소상인이나 기업체들은 신규인력 채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최저 시급 부담뿐만 아니라, 주 52시간 근무, 주휴수당 등 강화된 노동권을 제대로 지킨다고 생각하면 신규인력의 채용은 차치하고, 있는 직원도 알바생도 내보내고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민들의 바닥 경기가 부진한 이유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자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대졸자 등 청소년이 원하는 일자리 잡기는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올해 더 줄어들어 30대는 11만5000명, 40대는 12만8000명 감소했다. 15세에서 29세까지 청년층 확장실업율도 24.4%로 전년 동기대비 1.6%포인트 상승하면서 최악의 상황이다. 열심히 일해야 할 나이이지만 1500만 명에 육박하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74년 출생자)의 퇴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의 재취업은 비정규직 분야에 몰려있다. 생계형 창업을 하거나 소득이 없는 '백수'로 전락한다. 한 집안에 대졸 자녀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부모가 동시 실업자로 소득 없는 가정이 늘어 가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부채도 지난해 말 1534조6000억 원으로 GDP(국내총생산)대비 96.9%에 달하고 있다. 2006년 60%, 2012년 70%, 2016년 80%를 돌파하면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의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증가속도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르다. 규모가 클 뿐 아니라 가계의 상환 능력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시중 금리가 인상되면서 이자를 못내 연체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이유는 이처럼 근본적으로 가계구성원이 일자리가 없어 소득이 없거나 줄어듦에 따라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서 그렇다. '바닥경기'가 살아있을 때는 일자리도 찾기 쉽고 일이 있기에 지갑을 자주 열 수 있었는데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출이자 갚기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씀씀이를 줄이고 나섰다. 또한 '김영란법' 시행 이후 접대문화가 사라지고, 기업들이 이를 빌미로 경비를 줄이는 한편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라 특근이나 야식, 회식문화가 사라지며 기업들이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거래가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도 설득력이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일거리 창출로 바닥경제를 살려 시중에 돈이 돌게 만드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기업이 잘되면 중소기업이나 영세서민들도 소득이 늘어 난다', '아랫목이 따듯하면 윗목도 따듯해 진다'는 낙수효과 이론은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제1 핵심과업으로 들고 나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문재인 정부의 남은 기간 성패는 영세 서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바닥 경기의 활성화에 달려 있다고 본다. 어떻게 할 것인가?

kicf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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