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른 암보험금 지급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더팩트 DB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괄지급해야"VS삼성생명 "최대한 많은 인원에 지급"
[더팩트|이지선 기자] 삼성생명이 소비자와의 암보험 입원금 분쟁 과정에서 보험금을 적게 지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생명은 이에 대해 "당사 보험금 지급 규정에 따라 주치의 소견을 기준으로 재검토해 지급한 것으로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사과 소비자와의 암보험 입원금 분쟁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암보험 입원금 지급 여부를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은 이후에도 입원금을 적게 지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의 암보험 입원금 지급 여부 재검토 요청에 따라 국내 보험사들은 이달 초 모든 사례에 대해 재검토를 마쳤다. 전재수 의원이 금감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총 287건의 재검토 건수 중 36건(12.5%)에 대해서만 전부 수용, 즉 보험금 전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다른 대형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69.5%)과 교보생명(50.7%)에 비해보더라도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삼성생명 측은 지급규정에 따라 재검토를 마친 결과라고 해명했다. 또한 오히려 각 환자의 주치의의 소견에 따르면서 최대한 많이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에서 지급한 비율은 높은 상황이다"라며 "회사마다 보험금 지급의 기준과 원칙이 있는데 당사 기준과 원칙은 재검토 건에 대해 환자 주치의 소견을 따르겠다는 것이었고, 이에 맞게 지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분쟁이 '암의 직접적인 치료'라는 문구에서 촉발된 만큼 주치의 소견에 따라서 직접치료를 위해 입원했다는 기간에 대해서는 적정한 보험금을 지급했다"며 "주치의 소견이 100일 중 30%가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했다고 하면 그에 맞게 지급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치의 소견을 재검토 기준으로 삼은 것은 환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주치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해 9월 보험사들에게 암보험금 지급 여부를 재검토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삼성생명이 암보험금을 일부지급한 건이 많기 때문에 금감원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팩트 DB |
유독 삼성생명만 일부수용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도 재검토 건 자체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재검토 대상이 82건이었고, 교보생명은 75건이었지만 삼성생명은 287건에 이른다. 삼성생명 측은 "재검토 해야 할 대상이 많다보니 여러 기준으로 나뉘게 되어 비율상으로는 일부만 지급한게 많아 보일 수 있지만 지급한 비율 자체는 8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이 재검토 권고를 내린 것 자체가 소비자에게 최대한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의도가 담겨있기 때문에 삼성생명이 당국 권고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해 9월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보험사에 말기암 환자의 입원과 집중 항암지료 중 입원, 암수술 직후 입원 등에 대해서 보험사가 요양병원 입원비도 지급해야한다는 기준을 세운 바 있다.
전재수 의원은 보험사들이 암보험금 지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약관이 모호했던 만큼 일괄 지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 의원은 "보험 분쟁은 기본적으로 약관의 모호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약관법'의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근거로 일괄 지급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