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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누가 배달원을 위험에 내몰았나?
입력: 2019.01.16 06:00 / 수정: 2019.01.16 06:00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선릉역 테헤란로에서 오토바이 배달원과 SUV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모자이크)가 사고로 도로위에 쓰러져 있다. /장병문 기자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선릉역 테헤란로에서 오토바이 배달원과 SUV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모자이크)가 사고로 도로위에 쓰러져 있다. /장병문 기자

이륜차 사고 부상자수, 매년 2만 명 이상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끼이익~ 쾅!'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선릉역 테헤란로에서 안타까운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선릉역사거리에서 유턴하는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배달앱 업체인 배달의민족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사고의 충격으로 운전자는 오토바이와 함께 도로 위에 그대로 고꾸라졌고 운전자가 쓰던 헬멧은 인도 부근까지 날아왔다.

차량 운전자가 황급히 내려 오토바이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차량 운전자는 울먹이며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시민들은 서둘러 119와 경찰에 신고했다. 기자는 취재 일정 때문에 행사장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도 다음 날 배달의민족 관계자로부터 오토바이 운전자는 큰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할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는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더팩트>가 14일 도로안전공단로부터 제공받은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에 따르면 2013년 1만6381건에서 2014년에는 1만8413건으로 12.4% 급증했다. 이후 2015년 1만9243건, 2016년 1만8982건, 2017년 1만8241건이 발생했다.

이륜차 사고에 따른 부상자수도 매년 2만여 명을 넘고 있다. 2013년 1만9349명이었던 이륜차 부상자 수는 2014년 2만1563명으로 11.4% 늘었다. 2015년에는 2만2948명, 2016년 2만2764명, 2017년 2만2082명이 이륜차 사고로 다쳤다.

오토바이 저변이 확대된 것이 이륜차 교통사고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배달앱 서비스 시장이 커지면서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 운전자들도 급증했다. 국내 주요 배달앱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배달통 등 3대 배달앱을 통한 주문은 2017년 5조 원을 넘어섰다. 2013년과 비교하면 10배가량 성장했다.

일각에선 배달대행 업체 구조상 배달 운전자의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급제나 월급제로 고용된 경우도 있지만 많은 배달원들은 일한 만큼 돈을 가져간다. 이들은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배달 건수가 자신의 수입이 된다. 이런 구조에서는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배달을 할 수밖에 없다.

일부 배달대행 업체는 책임 보험만 가입한 배달원을 고용하고 있다. 종합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이유는 보험료가 높아서다. 이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보장 폭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보험사별로 다를 수 있지만 오토바이 운전자의 종합보험료는 연 4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도로에서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오토바이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가로지르고 있다. /더팩트 DB
서울의 한 도로에서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오토바이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가로지르고 있다. /더팩트 DB

배달원들의 안전 운행 미준수도 문제다. 운전자들의 속도 경쟁이 일반화되면서 신호와 차선을 무시하며 차량 운전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보도와 차도를 오가며 시민의 안전까지도 위협한다.

서울의 한 직장인 박 모(39)씨는 "배달원들이 횡단보도 정지 신호 때 잠깐 멈추다가도 보행자나 차량이 없으면 그냥 지나가고 인도를 올라타 놀란 적도 있다"며 "안전에 더 신경 써야 할 밤에도 교통법규를 잘 지키지 않는 것 같다"면서 평소 목격담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시간대별 이륜차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오후 6시~8시 사이 2886건, 전체 15.8%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그 뒤를 이어 오후 4시~6시 2358건, 오후 8시~10시 2311건 순이다. 오전 8시~10시 1237건, 오전 10시~12시 1486건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한 대형 배달앱 업체 관계자는 "운전자들에게 종합 보험에 가입된 이륜차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꾸준히 오토바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배달앱 업체는 운전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안전 운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이륜차 사고 수치를 보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대다수의 영세 배달업체 배달원들은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륜차는 자동차와 비교해 치사율이 두 배 이상 높아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로 안전이 후순위로 밀린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다행인 것은 배달원을 보호 대상으로 포함하고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한 만큼 배달원들의 체계적인 안전 교육이 기대된다. 아울러 배달원들의 종합보험 가입 문턱을 낮추는 있는 방안도 시급히 마련해야 하겠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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