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의 연말 휴가가 보편화되는 분위기다. 연말휴가에 대한 제약업계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의 반응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하다. /픽사베이 |
한미약품·일동제약 등 최장 11일 휴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장 11일에 달하는 휴가를 제공하는 장기 연말 휴가가 보편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연말휴가에 대해 제약업계 임직원들의 반응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임직원들에게 최장 11일의 휴가를 부여한다. 특히, 상위 10개 제약사 중 6개 제약사가 연말 장기휴가를 떠난다.
이러한 국내 제약사들의 연말 장기 휴가 도입은 '다국적제약사'의 직원 복지가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외국에 있는 본사 대부분이 '크리스마스 휴가'로 쉬기 때문에 한국지사 역시 장기 휴가를 갖는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런 다국적 제약사 휴가 제도를 직원복지에 도입했다.
연말 장기휴가가 도입되면서 여름 장기 휴가로 이어지는 등 국내 제약사들의 직원 복지가 개선돼 '워라밸' 좋은 기업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한미약품, 일동제약은 오는 12월 22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11일간 연말휴가를 떠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부터, 일동제약은 2016년부터 직원 복지 차원에서 연말 휴가를 도입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휴무일로 정했다. 유한양행은 올해로 3년째 연말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GC녹십자, 동아쏘시오그룹, JW중외제약 등도 25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연말휴가가 부여됐다. GC녹십자는 2016년부터 연말휴가를 실시했다. 동아쏘시오그룹과 JW중외제약은 올해 처음으로 연말 휴가를 도입했다.
연말 장기 휴가는 아니지만 징검다리 연휴를 활용하는 회사들도 있다.
종근당, 대웅제약은 24일과 31일을 쉬면서 장기 휴가는 아니지만 직원들에게 재충전할 시간을 부여했다.
해당 제약사들은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해서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오히려 임직원들이 쉬면서 재충전하는 것이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상위 10대 제약사 2018년 연말휴가 현황 |
이와 관련 제약업종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은 직원의 권리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환영한다는 입장과 당연한 권리를 복지로 강조하고 있다며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3년째 연말 휴가를 실시하고 있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장기로 휴가를 떠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특히, 연초에 미리 연말휴가까지 계획이 정해지다보니 미리 휴가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다른 업계에서는 연차를 다 소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고정적으로 장기 휴가를 부여하는 것은 기업이 나서서 직원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다"고 전했다.
반면, 장기휴가를 부정적으로 느끼는 직원들도 다수 존재했다.
제약사에 종사하는 한 직원은 "연말휴가는 개인 연차소진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당연한 권리를 쓰는 것인데 회사측에서 너무 '복지'라고 강조하는 것 같다"며 "어차피 개인 연차 소진이기 때문에 장기 휴가를 떠나게 되면서부터 원하는 날에 연차를 쓸 수 있는 날이 거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사에서 직원 복지 차원으로 여름에 한 번, 연말에 한 번 장기휴가를 보내주고 있지만 모두 극성수기와 겹쳐 휴가비용에 지출을 많이 하게 되었다"며 "장기 휴가는 좋지만 일정이 고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의 코프로모션(한 상품을 두 개 이상의 기업이 함께 판매하는 방식) 확대로 이익률이 떨어지면서 연차수당 등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연말휴가를 활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