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신작 '아이폰XS' 시리즈가 비싼 가격에 비해 혁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판매량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
'아이폰XS' 시리즈, 수요 둔화 우려 잇따라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애플의 신작 '아이폰XS' 시리즈가 고가 논란 등으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 '아이폰X'의 결함 논란까지 불거지며 신제품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12일(현지시간) 레이저센서 제조업체 루멘텀은 4분기 매출이 7000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대형 고객사 한 곳이 3D 센서 레이저 다이오드 납품을 축소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루멘텀이 직접적으로 회사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애플이 그 주인공일 것으로 보고 있다.
루멘텀이 공급하는 레이저 다이오드는 아이폰X 이후 모델에만 탑재된다. 이 때문에 레이저 다이오드 납품 축소는 사실상 아이폰XS·XS맥스·XR에 대한 수요가 둔화됐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이러한 우려는 애플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기도 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5%가량 떨어지며 시가총액 400억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국내에서 '아이폰XS' 시리즈의 판매 성적도 좋지 않다. 아이폰XS·XS맥스·XR은 출시 첫 주(2~7일) 이통 3사에서 약 17만 대가 판매됐다. 전작인 아이폰8과 아이폰X가 출시 첫 주 28만 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60% 수준에 그친 것이다.
'아이폰XS' 시리즈의 부진 요인으로는 '비싼 몸값'이 꼽힌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비싼 아이폰XS맥스 512GB는 196만9000원으로 최대 200만 원에 달한다.
비싼 가격에 비해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말기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상황에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면 새로 출시된 모델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레이저센서 제조업체 루멘텀의 레이저 다이오드 납품 축소를 두고 '아이폰XS' 시리즈의 수요가 둔화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
여기에 전작 '아이폰X' 결함 논란도 더해졌다. 최근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아이폰X' 터치스크린 결함을 인정하고, 문제가 있는 기기를 무상으로 스크린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아이폰X'는 지난해 11월 출시됐는데, 1년 만에 결함을 인정한 것이다.
'아이폰X'는 출시 초반부터 결함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화면의 녹색선이 나타나는 것을 비롯해 '페이스 ID' 오류, 추운 날씨에 오작동, 터치스크린 미반응, 스피커 잡음 등 불량 현상이 잇따랐다.
하지만 '아이폰X'가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년 기념작인 데다 뒤늦게 결함을 인정한 만큼 여론은 좋지 않다. 일각에서는 '아이폰XS' 흥행 부진을 우려해 신작 출시 이후 결함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해당 이슈가 '아이폰XS' 시리즈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애플 충성 고객이 많지만, 과거에 비해 분위기가 잠잠한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스마트폰이 고속 성장했던 만큼 혁신을 바라던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으나 단순 판매량만 봐도 부진한 것 같다"며 "좀 더 상황을 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 소비자 반응이 미온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작들과 비슷한 판매 추이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폰8, 아이폰XR을 제외하고 단순히 아이폰X와 아이폰XS·XS맥스만 놓고 비교했을 때는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다양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애플 고객은 꾸준히 아이폰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