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출장 일정을 마치고 이르면 이번 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 회장이 추진할 '뉴 롯데' 사업 구상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
신동빈 롯데 회장, 이번 주 귀국…'신 투자·연말 인사·사업 재편'에 쏠린 눈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할 내년 사업 구상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8개월여 동안의 공백을 깨고, 최근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그룹 현안 파악에 집중했던 신 회장이 약 3주간 일본 출장을 마치고 이번 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말 정기 인사와 인수합병(M&A) 등 '뉴 롯데'의 기반이 되는 굵직한 현안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달 23일 이후 3주 동안의 일본 출장 일정을 마치고 이번 주 귀국한다. 신 회장의 구체적인 귀국 일정에 관해서 그룹 측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는 견해지만, 총수의 경영 공백 이후 꾸려진 롯데그룹 비상경영위원회가 매주 화요일마다 회의를 열고 주요 계열사의 주요 경영 현안을 챙겨왔던 만큼 신 회장은 이날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달라질 변화 가운데 관심이 가장 쏠리는 대목은 다음 달로 예정된 그룹 연말 정기 인사다. 먼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및 임원들의 거취다. 롯데그룹의 경우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화학BU장)과 김교현 대표이사를 비롯해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이사,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이종훈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대표이사 등 다수 계열사 수뇌부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특히, 롯데케미칼 수장의 거취 변화는 초미의 관심사다. 허수영 부회장의 경우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함께 국내 화학업계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며 롯데케미칼을 오늘날 그룹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유통과 화학 중심의 '투트랙' 전략을 공언한 신 회장으로서는 롯데케미칼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시장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안정'이 아닌 '혁신'에 방점을 둘 경우 허 부회장의 전격 교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LG그룹이 수십 년째 이어져 온 '순혈주의'를 깨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에 사상 첫 외부인사인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전격 영입하며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예고한 것과 마찬가지로 신 회장이 '성과주의'에 초점을 맞춰 롯데케미칼의 수장을 전격 교체하는 등 과감한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복귀로 그룹 지주사 전환 추진과 국내외 M&A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
다만, 허 부회장이 롯데지주 공동대표인 황각규 부회장과 민형기 컴플라이언스위원장을 비롯해 각 사업군(BU) 부회장인 이원준 유통BU장, 이재혁 식품BU장,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과 함께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위기 속에서 컨트롤타워역할을 해왔던 비상경영위원회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지지부진 해왔던 지주사 전환과 국내외 M&A 역시 관심사다. 신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롯데지주가 식품·유통부문에 이어 화학 부문을 추가로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지주회사 체제 개편 작업의 윤곽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2년 내 금융회사를 처분해야 하는 만큼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 매각을 매듭지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은 부담이다.
미니스톱 인수를 비롯해 국내외 M&A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달 발표한 중장기 투자 계획을 통해 그룹 사업의 양 축인 유통 부문과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오는 2023년까지 5년 동안 국내외 전 사업 부문에 걸쳐 50조 원을 사업 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M&A를 지속해서 검토·추진해 브랜드 이미지와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단위'의 투자는 총수의 리더십과 결단 없이는 원활하게 추진될 수 없다"며 "신 회장이 내년에만 약 12조 원에 달하는 '통 큰'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4조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단지 조성, 10여 건에 달하는 M&A 등 그룹 차원의 굵직한 현안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이르면 이번 주 내 귀국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알 수 없는 단계지만, 귀국 후에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주요 현안을 챙기고 내년 사업 구상 등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