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프리즘] 포스코·GS·롯데건설…매년 10월은 피곤하다?
입력: 2018.10.31 05:03 / 수정: 2018.10.31 05:03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이영훈(왼쪽 사진) 포스코건설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추혜선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이영훈(왼쪽 사진) 포스코건설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추혜선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하청업체만 달라질뿐 대형 건설사 갑질은 여전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 대표들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소환돼 해묵은 논란과 비리 의혹에 대해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의원들의 지적은 이전부터 불거졌던 문제들로 특별히 새로울 건 없었다.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매년 비슷한 문제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고 있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모양새다.

이번 국감에서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은 석연치 않은 대답을 내뱉어 지켜보는 국민과 의원들의 답답함을 더했다. 앞서 지난해 국감에서는 한찬건 전 포스코건설 사장이 국토교통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회사가 적자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증인 명단에서 빠진 바 있다. 올해 초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영훈 사장이 지난 26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추혜선 의원은 "포스코엔지니어링이 포스코건설과 합병 전 분당사옥을 매각했는데 매각자금을 전담했던 직원이 현재 분당사옥 소유주인 부동산업체의 대표다. 또 부동산업체의 대주주사 대표는 그 직원의 배우자로 돼 있다"며 "포스코건설 소유는 아니지만 자기가 팔고 자기가 산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엔지니어링 분당사옥 매각 시점은 2012년으로 3년 후 2015년 매매가 되면서 200억 원가량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추혜선 의원이 직원에게 매각한 이유를 물었지만 이영훈 사장은 "파악해 보겠다"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이사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이선화 기자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이사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이선화 기자

추혜선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제기됐던 포스코건설의 EPC와 산토스 인수 및 매각과정도 다시 추궁했다.

추혜선 의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2011년 영국 페이퍼컴퍼니 EPC에쿼티스와 에콰도르 건설회사 산토스CMI에 대해 인수 자금, 유상증자, 자금 대여 등으로 총 2000억 원을 쏟아붓고도 EPC를 0원, 산토스를 60억 원에 되팔아 회사의 큰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영훈 사장은 "EPC와 산토스를 인수하기 전 17개 법인으로 돼 있는 회사를 주주 측이 10개 산토스와 7개 EPC로 분리하고 회사법인 소재지를 영국으로 했다"며 "EPC는 17개 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법인의 지주회사로 자산이나 지위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영국에서 사업이 이뤄지는 게 아니고 소득이 없어서 0원으로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 후 자문계약을 딜로이트법인과 계약해서 2010년, 2011년 재무제표를 다시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권철순 거산건설 대표(왼쪽)와 임병용 GS건설 사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나란히 출석한 가운데, 권 대표가 GS건설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해 현재 회사가 도산위기에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권철순 거산건설 대표(왼쪽)와 임병용 GS건설 사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나란히 출석한 가운데, 권 대표가 GS건설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해 현재 회사가 도산위기에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 GS건설·롯데건설, 국정감사 '단골손님'으로 또 등장

"GS건설은 하도급법 위반 문제로 국감에 출석하고 있다. 매년 단골손님이 돼서는 곤란하다."

지난해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당시 이진복 정무위원장이 임병용 GS건설 사장에게 한 말이다. 이 전 정무위원장의 말이 무색하게 이번 국감에서도 임 사장은 '하도급 갑질' 의혹으로 정무위 국감장 증인대에 섰다.

지난해 국감에서 GS건설은 워크아웃 회사인 세종기업과 계약을 맺은 뒤 재무적으로 어려운 점을 이용해 대금 지급을 미뤘다는 의혹을 샀다. 당시 임병용 사장은 "협력업체를 이용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앞으로 대금 지급을 정당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임병용 사장은 하청업체만 달라졌을 뿐 작년처럼 불공정거래 의혹을 해명하는데 진땀을 뺐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GS건설이 2013년 국방부로부터 노무비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낙찰받고 노무비 60%를 사전 은폐하고 하청업체에 입찰을 회부했다고 주장했다. 공사는 142억 원의 원도급 공사였지만 하청업체엔 47억 원으로 떠넘겼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권철순 거산건설 대표는 "공정위에 신고했지만 원도급 내역서도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고 호소했다. 권 대표는 GS건설의 노무비 40% 발주에 대한 사전 구두공지가 없었다는 입찰 업체들의 확인서를 제출했다.

지상욱 의원은 "이번 사건은 새로운 형태의 하도급법 위반 사례로 공정위의 면죄부로 향후 원청업체가 이익을 취하고 책임은 하청업체가 지는 악폐가 만들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임병용 사장은 "분명한 것은 거산건설에 준 만큼 발주처로부터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청업체가 추가공사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해서다.

추혜선 의원이 "왜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한테 연락해서 협박했느냐"고 묻자 하석주 사장은 "어떤 협박을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모르쇠로 대응했다.

하석주 사장은 롯데갑질 문제 해결에 대해 "합법적인 방법과 테두리 안에서 팩트에 입각해 얼마든지 개선하거나 지원할 수 있다"면서도 "그것을 벗어난 경우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매년 국감이 시작되면 일각에서는 국회가 국정감시권이라는 강력한 권한으로 기업인들의 군기를 잡는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기업인들도 매년 지적받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고 있는 점을 스스로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도 개선해야 한다. 지난 1999년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막기 위해 '하도급 벌점 제도'가 도입됐지만 현재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건설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일부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 제한을 받았지만 하도급 갑질 피해로 하소연하는 중소업체들은 부지기수다. 부실한 제도가 하도급 갑질을 조장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할 시점이다.

jangb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