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 3분기 전지 부문 호실적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올렸으나 생명과학부문과 팜한농 등 바이오 사업의 부진이 거듭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더팩트 DB |
전지 부문 영업익 전년比 417% 증가…생명과학부문·팜한농은 부진
[더팩트 | 이한림 기자] LG화학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전기차 배터리 등 2차 전지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바이오 사업은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LG화학은 올 3분기 매출액 7조2349억 원, 영업이익 602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수요 위축 등으로 기초소재부문의 수익성이 감소하며 뒷걸음질 쳤지만 매출은 전지부문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본업을 상쇄한 모습이다.
사업별로 보면 기초소재부문은 매출 4조6489억 원, 영업이익 547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7553억 원)와 비교하면 부진한 모습이지만 아크릴·SAP 부문은 고객 구조 개선으로 실적이 나아지기도 했다. 기초소재부문 전체 영업이익률도 11.8%로 두자리를 유지했다.
2차 전지 사업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전지 부문은 올해 3분기 무려 1조704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1조1888억 원)와 올해 2분기(1조4940억 원)과 비교해보면 완전한 상승 기류를 탔다. 특히 전지 부문 영업이익은 올 3분기에 843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181억 원에 비해 417% 급성장했다. LG화학의 3분기 실적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화학의 올해 전지 사업은 2000년부터 사업에 뛰어든 후 결실을 보고 있다. 전지부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또 이달 중국 난징 빈강 경제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 기공식을 열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섰다. 난징 제2공장은 축구장 24배 크기로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이 투자된다.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주행거리 320km 기준) 5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가지며 내년 말부터 1단계 양산을 시작한다.
남경 제2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은 '한국-중국-유럽-미국'을 연결하는 5개의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LG화학은 각 공장을 대륙별 공급 거점으로 활용해 글로벌 미래 시장을 석권한다는 목표로 2020년까지 세계 최대인 고성능 전기차 150만대 이상의 생산 규모를 확보할 계획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오른쪽에서 6번째)이 23일 중국 난징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장징화 (张敬华) 남경시 당서기, 리슬구이 (李世贵) 강녕구 당서기, 쉬슈하이 (徐曙海) 상무위원, 장위에지엔 (蒋跃建) 공업부시장,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등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
◆ 3분기 전지 두각…바이오는 부진
문제는 바이오 사업이다. 바이오 사업은 올해 3분기 생명과학부문과 팜한농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LG화학은 계절적 영향과 원재료 가격 상승이 바이오 사업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지만 하락폭이 심상치 않다. LG화학이 지난해 밝혔던 바이오 사업에서 오는 2025년까지 매출 5조 원대를 기록하겠다는 목표가 무색해지고 있다.
먼저 생명과학부문은 매출 1353억 원, 영업이익 132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3분기(매출 1388억 원, 영업이익 132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하락세가 드러난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에 주력 제품인 제미글로, 이브아르, 유펜타 등의 매출이 오르며 매출 1509억 원, 영업이익 158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3분기 부진 원인으로는 신약 연구개발과 마케팅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10년 4월 동부(현 DB)로부터 인수한 팜한농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팜한농은 3분기 매출이 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확대됐다. 팜한농은 3분기 영업손실 188억 원 규모를 냈다. 일각에서는 LG화학이 '2025년까지 바이오 매출 5조 원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려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고유가와 미중 무역 전쟁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주력 사업인 기초소재부문의 수익성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며 "다만 끈기있게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오던 전지 부문의 매출 성장세가 뚜렷하다. 이처럼 바이오 사업도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지속적인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개발과 투자를 통해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면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