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서울 종로구 종로플레이스에서 코웨이 재인수를 공식 발표하며, 코웨이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종로=장병문 기자 |
비주력 계열사 매각으로 자금 실탄 마련…MBK 상대 소송 취하 밝혀
[더팩트ㅣ종로=안옥희 기자] "법정관리는 내 전공이 아닌 부분에 손대서 실패했다. 그러나 코웨이는 내 전문분야이므로 자신 있다. '웅진코웨이'를 통해 실패한 오너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코웨이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한지 5년 7개월 만에 재인수를 공식화하며 이를 통한 그룹 재건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29일 오후 윤석금 회장은 코웨이 재인수 발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코웨이 재인수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과거 경영실책을 교훈삼아 코웨이를 그룹의 무한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윤석금 회장을 비롯해 이재진 웅진싱크빅 대표이사, 안지용 웅진그룹 실장, 김학재 웅진그룹 법무상무(CLO) 등이 참석했다.
웅진그룹은 이날 웅진-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웅진-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이 주식 1635만8712주(22.17%)를 1조6849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으로 인수예정일은 2019년 3월 15일이다.
윤석금 회장은 과거 법정관리 위기에 빠뜨린 경영실책을 반성하며 교훈으로 삼아 한 업종에만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화학과 건설 등) 전공이 아닌 분야에서 잠시 헤매면서 법정관리라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렌털 분야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일이고 제일 잘 아는 분야다. 코웨이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자신했다.
이어 "사업을 하다보면 실패할 수도 있다. 코웨이를 통해 실패한 기업 오너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웅진그룹은 그동안 수차례 코웨이 재인수 추진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웅진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이날도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법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안지용 웅진그룹 기획조정실장(전무)은 "정정공시가 나갈 예정인데 인수자금은 웅진이 4000억 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 원을 분담한다.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다"며 "자금 부분에서 불확실성은 거의 없고 웅진도 스틱인베스트먼트도 한국투자증권에서 금융제공확약서(LOC)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윤석금 회장은 코웨이 재인수 발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그룹을 위기로 몰아넣은 법정관리 경영실책을 교훈삼아 코웨이를 그룹의 무한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종로=장병문 기자 |
안지용 전무는 이어 "웅진 쪽 자금은 오늘 500억 원의 계약금이 나갔고 웅진씽크빅 유상증자를 통해 1400억∼2000억 원을 구할 수 있다"며 "나머지 2000억 원은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LOC를 받았다. 자금 조달 우려는 거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웅진그룹이 인수한 코웨이 지분율이 약 22%에 불과해 경영권 방어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웅진은 코웨이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기 위해 웅진에너지와 웅진플레이도시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에 나설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안지용 전무는 "웅진그룹과 웅진씽크빅, 웅진코웨이가 있는 구조로 기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예정이다. 여기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나머지 계열사에 대해서는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장기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웅진그룹에 코웨이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혀온 코웨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갑작스럽게 계약을 맺게 된 배경에도 질문이 쏠렸다. MBK파트너스는 지난주 초부터 제안서를 검토한 다음 본격적인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지용 전무는 "딜과 관련한 내용을 상세하게 밝힐 순 없지만, 갑자기 계약이 성사 됐다기보단 웅진이 그동안 계속 인수 의사를 표시해온 데 따라 MBK파트너스 측이 진정성을 알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웅진은 현재 진행 중인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한 블록딜 관련 소송도 취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웅진은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한 것에 대해 약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