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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월드, 열사병 알바생 '보복성 해고' 의혹
입력: 2018.10.05 05:00 / 수정: 2018.10.05 05:00

롯데월드가 지난 7월 폭염 속에서 공연을 하다 열사병으로 쓰러진  공연 아르바이트 직원(기간제 계약직)의 계약 연장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돼  공익 제보에 대한 보복성 해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안옥희 기자
롯데월드가 지난 7월 폭염 속에서 공연을 하다 열사병으로 쓰러진 공연 아르바이트 직원(기간제 계약직)의 계약 연장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돼 공익 제보에 대한 보복성 해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안옥희 기자

열악한 근로환경 외부에 제보…사측 계약 갱신 거부로 알바생 9월 말 퇴사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롯데월드가 지난 7월 폭염 속에서 인형 탈을 쓰고 공연을 하다 열사병으로 두 번이나 쓰러진 아르바이트 직원(기간제 계약직)에 대해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실상 '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롯데월드 어드벤처 엔터테인먼트팀 소속 공연 아르바이트 직원 A씨로 롯데월드의 열악한 근로환경 문제를 언론 등 외부에 알린 공익제보자여서 '보복성 해고 의혹'이 일고 있다.

4일 <더팩트> 취재 결과 지난해 초부터 롯데월드와 단기 근로계약을 계속 갱신해온 A씨는 지난달 17일 사측의 근로계약 갱신 불가 통지를 받고 지난달 퇴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롯데월드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고 그동안 사측의 '쪼개기 계약'으로 4개월 단위의 계약을 갱신해왔다. 기간제법상 기간제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최대 2년(24개월)이므로 지난해 입사한 A씨는 일할 수 있는 기간이 더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갱신을 하지 못했다.

롯데월드 인사팀은 A씨의 5번째 계약기간 만료(9월 30일) 약 2주 전인 지난달 17일 계약 갱신(연장) 불가 통보와 함께 사직원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내년 1월이 계약 만기(24개월째)이지만 롯데월드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계약 연장 불가를 통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8월 초와 중순(14일) 두 차례에 걸쳐 관리자에게 퇴사 의사를 밝혔지만 8월 말 이를 번복했다. 그 과정에서 롯데월드는 9월부터 바뀌는 새로운 축제 테마에 대비해 대체 인력을 채용했다.

A씨는 "관리자에게 구두로 퇴사 의사를 처음 밝힐 당시에도 '아직 확정된 내용이 아니니 회사에 이야기하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며 "사직원 같은 문서에 서명한 것도 아닌데 회사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인력을 충원해 당혹스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 측은 이미 대체 인력을 채용해 계약 연장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A씨가 8월에 두 차례에 걸쳐 관리자와 인사팀에 계약 연장 의사가 없음을 밝힌 후 8월 30일 재계약하고 싶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회사는 연장 의사 없음을 두 번째로 확인받고 이미 대체 인력을 채용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A씨가 근무 중 열사병으로 쓰러진 사건 이후 사측이 입단속을 했다고 주장하는 동료 직원 메시지와 그가 쓰러졌을 당시 동료들이 보살펴주는 모습. /독자 제공
A씨가 근무 중 열사병으로 쓰러진 사건 이후 사측이 입단속을 했다고 주장하는 동료 직원 메시지와 그가 쓰러졌을 당시 동료들이 보살펴주는 모습. /독자 제공

회사 관계자는 또 "공연 스케줄도 줄이고 있는 상황(공연 1회 폐지 및 사업장 공연 축소)에서 대체 인력 외 추가 채용할 여력이 없어 A씨에게 계약 연장이 불가함을 안내했다"며 "9월부터 여름 시즌에서 핼러윈 시즌으로 축제 테마가 바뀌고 직무 특성상 새 직원에 대한 트레이닝이 장시간 필요해 공석을 빨리 충원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사측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이라며 부당해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씨가 계속 근로를 희망했고 서로 합의 되지 않은 상태에서 롯데월드가 새 인력을 채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직원 작성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롯데월드 측 주장에 대해 A씨는 "공연 캐스트 중 10월 말 계약만료(24개월째 근무)로 퇴사 예정인 남자 직원 한 명이 있다. 즉 10월 이후 이 직원의 퇴사로 또 다시 공석이 생기므로 사측이 추가 채용할 여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최강연 노무사(정의당 비상구)는 "계약 갱신을 거절하려면 합리적 사유가 있어야 한다. 만약 A씨가 계속 근로를 원한다면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갱신기대권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다"면서 "A씨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4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왔기 때문에 상당 기간 반복 갱신돼 계속 고용에 대한 기대권(갱신기대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갱신기대권은 기간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했을 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권리다. 사용자가 이 기대를 위반해 근로계약 갱신을 부당하게 거절하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종전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롯데월드 계약 갱신 거부로 A씨가 퇴사하자 사내 일각에선 공익 제보에 대한 보복성 해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씨는 "당시 일부 관리자가 제 체력을 문제 삼으며 강제 퇴사시킬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해왔고 언론 제보를 문제 삼는 발언을 했다는 동료 증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공익제보자인 A씨 퇴사로 향후 롯데월드 내부 직원들의 비판적 문제 제기 등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강연 노무사는 "공익제보 직원 해고나 소송을 통해 다른 직원들에게 '회사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 생존권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의혹에 대해 롯데월드 측은 "사직원 접수는 계약 만료 후 고용보험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 때 요청하는 서류로 A씨 실업급여 수급을 돕기 위한 행정지원을 한 것"이라며 "A씨가 이미 건강검진을 받아 '정상' 소견을 받았으나 근무 중 건강상 문제가 있었던 만큼 퇴직 이후에도 본인이 필요로 하는 검사에 대해서는 지원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롯데월드는 지난 7월 A씨가 근무 중 두 차례(7월 24‧25일) 쓰러진 일을 토대로 열악한 처우를 언론 등에 제보해 직원 안전을 등한시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A씨가 두 번째 쓰러질 당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응급상황이었지만 롯데월드 측이 바로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늑장대응이라는 뭇매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롯데월드는 A씨를 돕기 위해 119구급차를 부르려는 다른 직원들을 일부 관리자가 만류하고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입단속을 시켰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증폭됐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직원 방치 의혹은 사실과 다르며 의무실에 상주하는 간호사가 당시 A씨에 대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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