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초점] 윤석금 웅진 회장 '코웨이 재인수'에 따가운 눈총 받는 이유는
입력: 2018.09.13 05:03 / 수정: 2018.09.13 05:03

집행유예 상태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옛 계열사 코웨이 재인수 추진을 밀어붙이면서 따가운 눈총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DB
'집행유예' 상태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옛 계열사 코웨이 재인수 추진을 밀어붙이면서 따가운 눈총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DB

웅진, 코웨이 인수 추진…렌털시장 '레드오션' 걸림돌 수두룩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웅진그룹 재건을 위해 '코웨이 되찾기'에 사활을 건 윤석금(73) 웅진그룹 회장의 경영 행보가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윤 회장은 과거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웅진을 휘청이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런 그가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서서 토종 사모펀드(PEF)와 손잡고 5년 전 매각한 코웨이를 다시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코웨이 인수 가격도 크게 뛰었다. 웅진그룹은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1조2000억 원에 매각했다. 코웨이 인수 가격은 5년 전에 비해 크게 올라 현재 2조~3조 원 대로 치솟았다. 이를 보는 재계 시선이 좋을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웅진이 재기 발판으로 삼으려는 정수기 등 렌털시장은 다른 대기업의 잇따른 진출로 이미 '레드오션'이다.

윤 회장은 현재 지주사 웅진을 비롯한 계열사에서 직접 보유한 지분이 '0'이다. 또한 2015년 배임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2020년 말까지 회사 등기임원이 될 수 없다. 그런 윤 회장이 막대한 자금수혈이 필요한 코웨이 재인수를 진두지휘하자 웅진이 '책임경영'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게다가 코웨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웅진에 대한 매각에 선을 긋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이 과거 영광 재현에 대한 집념 하나로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코웨이 재인수 추진으로 회사가 또다시 경영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윤석금 회장 '정수기 렌털 신화' vs '웅진 위기 빠뜨린 장본인' 꼬리표

12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서 벗어난지 불과 4년 만에 2조 원대 기업을 인수하려 하자 이를 비판하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렌털 비즈니스의 효시', '정수기 신화'로 불리는 윤석금 회장은 영국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영업사원에서 맨손으로 웅진그룹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11년 그룹을 연매출 6조 원, 재계 서열 30위권 대기업 반열에 올리며, '샐러리맨 성공 신화'를 쓴 주역이었다.

윤 회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국내 최초 '빌려 쓰는 렌털(대여)' 개념을 도입해 웅진을 '정수기 대명사'로 키웠다. 그러나 그는 또 그릇된 판단으로 회사를 법정관리 위기에 빠뜨린 장본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하는 코웨이 재인수가 불발되더라도 윤 회장은 그룹 내 지분과 공식 직함이 없어 사실상 경영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 특히 집행유예 상태인 윤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서 굵직한 그룹 현안을 결정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은 코웨이 재인수를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보이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윤석금 회장은 창업자인 만큼 회사를 가장 잘 알고 있으며 현재 경영자문과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웨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문제없다. 자금 조달은 웅진씽크빅 유상증자와 사모펀드, 보유현금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코웨이, 윤석금의 '아픈 손가락' 재인수로 그룹 재기 꿈꿔

코웨이는 윤석금 회장의 '아픈 손가락'이다. 웅진은 화학, 건설 부문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 경영위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웅진은 2012년 1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웅진은 이듬해 알짜 계열사 코웨이(옛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MBK는 코웨이 인수 당시 지분 30.9%를 주당 5만 원씩 모두 1조2000억 원에 사들였다. MBK는 현재 코웨이 지분 27.1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에 필요한 2조 원 대 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코웨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관계가 악화해 코웨이 인수작업이 난항을 보일 전망이다.  /더팩트DB
웅진은 코웨이 인수에 필요한 2조 원 대 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코웨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관계가 악화해 코웨이 인수작업이 난항을 보일 전망이다. /더팩트DB

웅진은 코웨이를 MBK에 넘기면서 '경업금지 조항'을 맺었다. 이 조항에 따라 웅진은 5년 동안 렌탈사업을 하지 못했다. 정수기 사업 재진출 기회를 노려온 윤 회장은 올해 1월 경업금지 조항이 해제되면서 2월 '웅진렌탈'이라는 이름으로 렌탈사업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2014년 2월 회생절차 종결 이후 줄곧 '화려한 부활'을 꿈꿔온 윤 회장에게 렌탈업계 1위 코웨이 재인수는 그룹 재기를 알리는 신호탄이나 마찬가지다.

윤 회장은 코웨이 재인수를 통한 그룹 재건에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2조 원대 인수자금 조달과 최대주주 MBK와의 관계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이에 따라 시장은 윤 회장의 코웨이 인수 성사 가능성에 의문부호를 그리고 있다.

인수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 확보가 최대 난제다. MBK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 27.17%는 현재 시세로 1조8300억 원 규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하면 인수금액은 2조 원 초중반이 될 전망이다.

올해 초 정수기 렌털사업을 5년 만에 재개한 웅진은 코웨이 재인수 추진에 적극 나서면서 인수 자금 조달방안 윤곽이 드러났다. 웅진그룹은 공시를 통해 "코웨이 지분 중 약 27%를 인수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며 "코웨이 지분 인수가 진행되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과 사내 유보현금, 투자자 유치, 인수금융, 외부자본 유치 등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웅진은 최근 재무적투자자(FI)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코웨이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웅진은 지난달 31일 주력 계열사 웅진씽크빅에 대해 다른 법인 증권 취득자금 1690억5000만 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웅진은 지주사 ㈜웅진이 출자하는 400억 원 등을 합한 내부자금과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조 원대 자금을 조달해 MBK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을 사들일 계획이다.

◆ 윤 회장 부자 '오너 리스크'로 재인수 자금 확보 '가시밭길'

웅진은 현재 인수자금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2조 원 대 코웨이를 다시 품에 안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웅진이 FI 등을 통해 1조5000억 원을 마련하더라도 자체 조달자금이 5000억 원 이상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너 일가의 유죄 경력이 투자 결격 사유로 작용해 추가 자금 조달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윤 회장에 이어 차남 윤새봄 웅진씽크빅 대표이사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지난해 2월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쏟아지면서 코웨이 재인수가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코웨이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웅진씽크빅 유상증자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 웅진씽크빅 시가 총액(이달 11일 현재 1616억원)에 버금가는 1690억 원대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이에 일반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유상증자가 제3자 배정 방식이 아닌 기존 주주 배정 방식이기 때문에 주주가치 훼손 우려 때문이다. 실제 유상증자 공시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일 웅진씽크빅 주가는 무려 25.3%나 폭락했다.

이와 함께 지주사가 아닌 계열사 웅진씽크빅이 인수 주체로 부각되면서 자칫하면 우선매수청구권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MBK가 코웨이를 매각할 경우 웅진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해 같은 인수 가격대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먼저 코웨이를 인수하고 계약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우선매수청구권은 지주사 ㈜웅진이 가지고 있어 웅진씽크빅이 인수 주체가 되면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대해 웅진은 지주사가 공동인수자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정작 최대주주 MBK가 웅진에 코웨이를 매각할 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웅진이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코웨이 재인수 작업에 시동을 걸자 MBK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웅진에 매각할 의향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코웨이를 둘러싸고 웅진과 MBK가 법정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양 사의 앙금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웅진은 MBK가 지난해 5월 코웨이 지분 4.38%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한 것에 대해 약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이 MBK 손을 들어주면서 양 사 소송전은 MBK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웅진이 판결에 불복해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룹 계열사들의 부진한 사업 성적표도 부담이다. 웅진은 지난 2월 코웨이를 다시 인수하기 위해 재진출한 웅진렌탈의 부진으로 올 상반기 1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렌탈사업 특성 상 사업 초기 2~3년 정도는 적자를 내기 때문에 당장 이익을 끌어올리기가 어렵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웅진씽크빅 등 일부 계열사가 흑자를 냈지만 올 상반기에 295억 원대 영업손실을 낸 웅진에너지의 적자를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태양광사업이 주력인 그룹 신(新)성장동력 웅진에너지 실적이 악화한 것은 웅진에 뼈아픈 대목이다. 웅진은 과거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화학과 건설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들었다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 법정관리에 들어간 전력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에서 벗어난 지 불과 4년 만에 윤석금 회장이 2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기는 힘에 부칠 것"이라며 "웅진이 그룹 실적 악화와 자금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의 강력한 의지 하나만으로 무리하게 코웨이 재인수를 추진하면 지난 2012년 법정관리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hnoh0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