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17일 진에어의 항공면허 유지를 최종 결정하면서 사상 초유의 '항공사 면허 취소' 사태가 일단락됐다. /더팩트 DB |
국토부, 소비자 불편·근로자 고용 불안·소액 주주손실 등 영향 고려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면허 취소' 위기에 몰렸던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정부의 면허 유지 결정에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 했다. 정부는 영업 중인 항공사의 면허가 취소됐을 때 발생할 소비자 불편함과 근로자의 고용 불안 등 향후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불법 등기 이사 재적 논란을 빚은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 여부를 검토한 결과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이날 "면허취소자문회의와 국토부 내부 논의 등을 거쳐 진에어의 항공면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대항항공 전무가 2010년부터 6년간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사실은 위법성이 있지만 관련 법조항의 근본적인 결함으로 인해 면허취소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16일 열린 면허취소자문회의에 참석한 자문의원들의 다수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당초 국토부는 지난 6월 외국인 신분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을 위법으로 판단하고 진에어 면허 담당 공무원 3명을 수사 의뢰하는 등 진에어의 면허 취소를 면밀히 검토해 왔다. 지난달부터 해당 사안에 대해 두 차례의 청문절차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전문가 법리검토, 면허취소자문회의 등을 거치면서 면허취소 여부를 논의해왔다.
그러나 면허취소자문회의에 참석한 다수의 자문위원들은 정상 영업 중인 면허를 취소하면 소비자 불편, 근로자 고용 불안, 소액주주 손실 등 항공업계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조 전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으로 인해 관련 법조항에 따른 항공주권 침탈 등 실제적 법익 침해가 있었는 지 여부에 대해 근거 불충분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입을 모았다.
여기에 두 차례 진행된 청문 과정에서 국토부가 진에어의 면허 유지를 결정한 것에 힘을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과 지난 6일 두 차례 진행된 '진에어 면허 취소 처분 검토 청문회'에서는 진에어가 외국인 임원 재직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소명했으며 현재 해당 결격사유는 해소된 상황이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17일 서울 세종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국인 신분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이 위법성이 있으나 법조항의 결함으로 면허 취소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시스 |
한편 이날 진에어도 입장문을 내고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진에어는 "이번 국토부의 진에어 면허 유지 결정의 취지를 존중한다"며 "앞으로 진에어의 모든 임직원은 고객 가치와 안전 운전을 최고로 여기는 항공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